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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콩새작가
Sep 13. 2024
소나무 향기는 송편에 사랑을 싣고
설악산에서 '토종 소나무'를 만났다.
토종 소나무의 잎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잎의 개수를 세어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토종 소나무'의 잎은 두 개가 한쌍으로 뭉쳐서 나오고,
잎이 세 개씩
뭉쳐서
나오면 '리기다
소나무', 잎사귀가 5개씩
뭉쳐서
나오면
'잣나무'로 불린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생물학적으로 보면 사촌지간이다.
소나무에 매달려있는 솔방울의 색깔들이 각각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솔방울의 색은 갈색 솔방울이지만
덜
익은 것 같은 초록색 솔방울이
있고,
1년
전에 수분되어 매달려 있는 콩알만 한 솔방울들도 볼 수 있다.
궁금하면 500원이지만 궁금했다.
'소나무에서 제대로 된 솔방울이 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까?'
솔방울은 3~4년이 되어야 제대로 된 솔방울의 모습이 된다고 한다.
누군가 '소나무에 솔방울이 많이 매달려 있으면 못된 소나무'라고 지적하였다.
그렇다.
솔방울이 많이 달려있는 소나무는 사는 곳의 거친 토양이나 공기 등 생육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살고 있는 자연환경이 좋지 않아서 솔방울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중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나무들은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있다고 한
다.
소나무가 심어진 곳 주변이 시멘트 바닥으로 덮여있거나, 주변에 물이 너무 많으면 살기 힘들어진다.
소나무는
양수식물이기
때문에
물이
많은
곳에서는
살기가
어려워
번식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들은
서둘러서 후손을 남기기 위해 솔방울을 조롱조롱 매달고
있다고 한
다
.
자연 속의 모든 생명체는 번식이 주목적이므로
자손을 많이 남기고 가기 위해서는
자기
수명은
줄어들지만
후손의
대를
잇기
위해서
자꾸자꾸
솔방울을 만들어낸다.
자식을 낳지 않는 요즘의 인간 세상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소나무 한 그루에 솔방울들이 줄줄이 맺혀서 3대가 모여
살지만
이들에게는 다툼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솔방울, 엄마와 아빠솔방울, 작은 콩알만 한 솔방울까지......
소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서 따로 피어난다.
몇
개
안 되는
꽃가루
받이를 하기 위해
그 수
많은
꽃가루를 퍼트려
사람에게는
안질환을 일으킨다.
수분을 하여 결혼을 하면
1년 후에
솔방울이
열리고,
1년이
지난
후
초록색이
되면
씨앗들이
영글고
있다는 증거
다.
엄마소나무가 아기솔방울을 영글게 키우고 있다가 또 1년이 지나면
솔방울은 갈색이 되어 그다음에는 솔방울을 말리는 작업을 한다.
왜냐하면 바람이 불면 멀리 날려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이 나쁜 이곳에 떨어지면 못 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씨앗들이
멀
리멀리
떨어지도록
씨앗
말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소나무 뿌리는 환경이
나빠지면
화학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주변에 다른 식물들이 살기가 어렵다.
소나무
뿌리는 '갈로탄닌'이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노송
주변에는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지
못한다고 한
다.
그래서
씨앗들을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 해가 나오면 솔방울을 열고, 비가 오면 닫고, 솔방울들은 얼굴을 수천 번 여닫기를
한다고
했다.
솔방울 씨앗 한 개에 날개 한 개가 붙어 있다.
어느 날 바람이 적당하게 부는 날 씨앗을 확~
터트리면
솔잎은
안 보일 정도로 흔들어대며 씨앗을 이동시킨다.
솔방울은 축축하면 겉껍질이 닫히고, 마르면 쩍쩍
벌어지는
속성이 있다.
소나무 잎은 한 번 나오면 3~4년간을 살면서
푸르르다가
떨어진다.
소나무 숲이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이유였다.
곧 추석이다.
추석 하면 '송편'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 조상들은 송홧가루로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추석이 되면 송편을 빚었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따다가 빚은 송편 아래에 솔잎을 깔아 솔의 향기를 품게 하였다.
솔잎에는 '
파이토알렉신'이라는
항생물질이 있어서
송편이
부패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추석은 여름이 지나는 막바지에 오는 절기이므로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떡 종류가 잘 상할 수 있는 계절이었다.
우리
조상님들은
과학을
몰랐지만
참으로 지혜로웠다.
'소나무도 다치면 피를 흘린다'라는 말도 있다.
천 년이면 벌레 든 호박을 만들어내는 '송진'이 소나무에서 흘러나온다.
송진은 항생제 성분이 있어서 나무가 부패되는 것을 막아준다.
송진은 수지(樹脂) 성분을 이루는
물질
중의 하나가 '피넨'이기 때문이다.
소나무에는 피톤치드 발산량이 많은 편으로
'피톤치드(
Phytoncide)'는 항균, 진정작용을 띠는 물질이다.
늦가을이면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가리를 갈퀴로 긁어모아서 땔감으로 사용했다.
소나무로 관을 만들었고,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대문의 양쪽 기둥 사이에 금줄을 걸어서 신생아의 탄생을 알렸다.
그 이유는 궂은일을 했거나 궂은 곳에 다녀온 사람 등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했던 것이다.
사내아이는 숯덩이와 빨간 고추를 꽂고,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소나무 가지와 숯덩이를 간간이
꽂는
다.
의료시설이 없었기에
아기가 태어난 후 21일이 될 때까지 아기의 무사와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무속신앙이었다.
'
금줄의 소나무 가지로 시작하여 소나무 관속에 누워 솔밭에
묻혀
은은한 솔바람이 무덤 속의 한을 달래준다'라고 노래한 시인도 있었다.
인간에게 유용한 쓰임을 주고 있는 소
나무 향기를 품은 송편은 사랑을
싣고서
올 추석 가족들 모두 가가호호 웃음꽃이 만발하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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