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

동생을 처음 만났던 날

by 남궁인숙

은수는 할머니랑 마트를 다녀왔더니 침대 위에 보자기에 싸여 있는 작은아이가 동생이라면서 누워있었다.

"와~~ 동생이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거예요?"

"귀엽다"

첫날 동생과의 만남은 아주 훈훈하였다.

은수는 평소에 친구들도 잘 챙겨주고, 친구 동생들귀여워했었다.

그것은 남의 일이었나 보다.

훈훈한 형제 사랑은 며칠 가지 못하고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였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가 동생이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니 샘을 부리기 시작했다.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를 시작으로 엄마도 할머니도 동생에게 가지 말라고 하고, 울면서 짜증을 냈다.

하루는 참기 힘들었는지 울면서 노란색 위액까지 토하고는 축 늘어져버렸다.

소아과에 가서 수액을 맞았다.


병원에서 손주를 기다리는 동안 큰언니가 해준 말이 생각이 났다.

'아이에게 동생이 생기는 것은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충격과 같은 것'이라고 했었다.

나는 당시에 들으면서 그냥 흘려 들었던 것 같다.

은수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 "하나님! 동생을 빨리 태어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기 때문에 동생에게 질투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은수는 9월에 네 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의젓할 것 같았던 은수도 아기였나 보다.

그 난리를 겪은 이후로 가족들은 은수에게 전폭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었고, 동생을 보살필 기회도 주었더니 많이 편안해졌다.

그래도 가끔은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할 때는 혼자 독차지하던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 보여 내가 첫사랑으로 길렀던 은수가 짠해 보였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고 위로하며 은수를 꼭 안아주면서 "우리 가족은 은수를 정말 많이 많이 사랑한단다."라고 말해주었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려 큰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고, 엄지와 검지로 작은 하트모양을 만들어서 '뿅뿅뿅' 날려 주었더니 까르르 웃어주었다.

동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 전국의 유아들아!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시 온 -


지인으로부터 카톡으로 장문의 글이 왔다.

둘째 손주를 보았다고 하였다.

첫째 손주의 시샘 부리는 상황을 글로 써서 보내온 것을 일주일이 지난 오늘에야 자세히 읽어보았다.

바쁜 일정 중에 건성으로 보고 답장을 못한 문자였다.

자손을 길러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첫째 손주의 샘부림 때문에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온 식구가 매달려 손주 둘을 케어하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이를 낳기는 했지만 키우는 것은 너무 어려워한다고 했다.

인구 절벽시대에 아이를 낳아 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는 것,

힘들 땐 어린이집으로 보내주면 잘 키워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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