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재래시장 주변이 서울시의 서울플랜 정책에 의해 뉴타운으로 개발되어 점점 멋진 도시로 탈바꿈되고 있다. 서민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던 재래시장이 역사의 한편으로 사라지는모습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새로운 도시의 역사를 만드는 것에 한표!
시장 주변이 환골탈태하여 도심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기 위한 준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변에 펜스를 쳐 둔 건물을 부수고 해체하는 작업으로 막힘없이 통행되던 차도는 이번 주 내내 정체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정체된 도로에서 통행이 용이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니 마치 설치 미술가가 건물을 찢어내는 행위예술을 펼쳐 보이는 것처럼 소음도 없이 건물들이 찢겨 나간다. 마치 황태포를 찢듯이 건물을 북북 찢어내고 있다.
건물을 해체하는 일은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일인 것 같다. 요즘은 건물을 해체하는 공법이 발달하여 다양한 방법이 쓰인다고 한다.
건물을 해체는 파쇄공법과 절단 공법이 있는데 파쇄공법은 폭약으로 발파하여 건물을 한 번에 붕괴시켜 건물을 잘게 부수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절단 공법은 기계나 화학 약품을 이용하여 건물을 절단하여 옮기는 방법이다. 소음이나 진동, 먼지 등이 적은 반면에 철거기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철거 공법은 굴삭기의 유압으로 구조물을 압쇄 하는 압쇄식 해체 공법인 크러셔(crusher) 공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대형 압쇄기는 유압의 힘으로 압축하여 콘크리트나 벽돌을 깨거나 절단하여 건물을 철거하기 때문에 소음이나 진동이 적고 파편도 튈 염려도 없다. 조용하고 매우 안전하기 때문에 요즘은 주로 이 방법을 선호한다고 한다.
오래된 아파트를 철거할 때 층별로 철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층 아파트는 압축기를 이용해 1층부터 건물을 무너뜨려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는 가장 먼저 엘리베이터 공간을 해체한 후에 꼭대기 층에서부터 압축기로 파쇄하여 건물을 줄어들게 한다. 이 또한 무심코 지나는 행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지 신기한 현상이었다.
일본에서는 40층 높이의 빌딩을 해체할 경우에 빌딩 내부에서 높이를 줄여나가는 방식의 테코 랩(Tecorep)이라는 공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꼭대기 층을 받치고 있는 기둥을 1인치씩 잘라내어 차츰차츰 건물을 깎는 공법으로 다른 공법에 비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훨씬 안전하고 먼지 등을 줄일 수 있어서 도시 중심부의 빌딩 철거에 적합하다고 한다. 또한 내부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도 받지 않고, 주변 건물이나 도로 상황에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 빌딩이 밀집돼 있는 곳을 해체할 때 유리하게 사용되는 공법이라고 한다.
이처럼 건물을 해체하는 방법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점 진화되고 빠르고 산뜻하게 부서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가장 즐겨하는 놀이로는 벽돌 블록놀이, 와플 블록놀이, 유니트 적목 놀이 등이 있다. 블록놀이는 대칭과 균형을 알게 하고, 쌓고 부수고 끼우기를 반복하며 공간지각 능력을 키우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놀이는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양식을 설계하고 만들어 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못지않은 위대한 건축가의 꿈을 키우기에 적합한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어린이집에서 쉼 없이 친구들과 했던 놀이들이 아이들의 빛나는 찰나의 창의적인 놀이의 확장으로, 성인이 되어 직업으로까지 연계된다면 어린이집 안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한 건축가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건축 구조물이 찢겨나가는 건설현장을 지나면서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부상되는 재래시장 일대의 몇 년 후를 상상하며 통행 대기에 지루해진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