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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의 탄생

by 남궁인숙

포스트잇(Post-it)을 즐겨 쓰는 나는 해외여행 아케이드에 가면 반드시 사 오는 게 '포스트잇'(Post-it)이다.

다이어리 꾸미기에도 활용하고, 책을 읽고 요점정리를 할 때도 사용하고, 수입 지출 결의서를 수정하는데도 활용한다.

직원에게 전하는 메모 용지로도 사용하고, 수시로 걸려오는 사무실 전화 내용을 메모하여 전달하기도 한다.

그만큼 포스트잇의 용도는 다양하다.


포스트잇은 미국의 3M(쓰리엠)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대표적인 사무용품 브랜드다.

3M의 대표적인 혁신 제품 중 하나로, 그 탄생 과정은 예상치 못한 실패와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1968년, 3M의 연구원이었던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강력한 접착제를 개발하려 했으나 실험 결과는 예상과 달리 아주 약하게 붙었다가 쉽게 떨어지는 접착제를 만들어냈다.

이 접착제는 처음에는 쓸모없어 보였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실버는 이 접착제가 종이에 손상을 주지 않고 반복해서 붙였다 떼어낼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시간이 지나도 이 접착제는 3M 내부에서 주목받지 못하다가 1974년, 3M의 또 다른 연구원이었던 '아트 프라이(Art Fry)'가 이 접착제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된다.

프라이는 교회 성가대에서 책갈피로 사용하던 종이가 자주 떨어지는 문제를 겪다가 실버가 개발했던 약한 접착제를 떠올리며 '떨어지지 않는 책갈피'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프라이는 이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해 보기 위해서 시험용 제품을 만들어 사용해 보았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것을 보고 3M의 상사에게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회의적인 반응이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실제 사용해 본 후, 이 제품의 편리함과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 결과, 1980년, '포스트잇(Post-it Notes)'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포스트잇은 곧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3M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포스트잇은 단순히 메모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록하거나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거나, 브레인스토밍 세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디자인과 색상의 다양화로 인해 사무실뿐만 아니라 가정, 학교 등에서도 필수품이 되었다.


종합해 보면, 포스트잇의 탄생 과정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3M의 혁신 문화와,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사고가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접착제 개발 실패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되었고, 이를 통해 포스트잇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제품이 되었다.


포스트잇의 탄생은 실패를 재해석하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협력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신념의 상징이었다.

포스트잇의 탄생 비화는 '작은 아이디어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나라 속담은 포스트잇의 탄생 과정뿐만 아니라 그 정신에도 잘 부합된다.

협력과 상호 보완을 통해 작고 사소한 것에서도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맥락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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