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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The Way We Were)이 멍울 멍울

by 남궁인숙

아주 오래된 영화 '추억'(1975)을 보았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가슴이 아팠다.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삶의 방식 속에서도 뜨겁게 사랑했지만, 끝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헤어지는 상황은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다시 마주쳤을 때, 여전히 서로를 아끼고 그리워하는 감정이 묻어나는 대사와 그들의 눈빛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들의 사랑은 끝이 났지만, 추억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그 애잔함과 쓸쓸함이라고 해야 할까?



이 영화를 보며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떠올려 본다.

사랑이란 꼭 완벽하거나 행복한 결말을 맺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진심과 순간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만든 영화일까?

영화 ‘추억’은 로맨스가 아닌, 사랑과 삶의 복잡함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1975년에 개봉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로맨틱 드라마로, 미국의 유명한 감독 시드니 폴락이 연출했다.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변화라는 배경 속에서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모하는지를 다루었다.

케이티(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열정적인 정치운동가로, 사회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진보적인 여성이었으며, 그녀는 매우 지적이고 이상주의적이며, 자신의 신념이 강했다.

허블(로버트 레드포드)은 매력적이고 성공적인 작가로, 케이티와는 정반대 성향의 인물이었다.

그는 정치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나왔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처음 만나 서로 다른 배경과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강한 끌림을 느끼며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시대적 상황과 서로의 이념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다.

케이티는 허블의 정치적 무관심과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에 실망하였고, 허블은 케이티의 지나치게 강한 열정과 타협하지 않는 태도에 부담을 느낀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지만, 현실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별을 선택한다.

영화에서의 사랑은 반드시 행복한 결말로 이어주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복잡한 감정은 세드 엔딩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두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로버트 레드포드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얼마 전 원로배우 '이순재선생님'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늘 강하고 든든한 대발이 아버지로만 계실 줄 알았는데, 어느덧 초로의 노인이 되어 마이크를 잡은 손과 떨리는 목소리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였고, 서 있는 모습조차 불안해 보였다.

가는 세월은 누구도 막지 못하는 것 같다.

한때 강하고 굳건했던 그 모습은 서서히 흐려지고, 그 어떤 힘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 그를 조금씩 앗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여전히 그를 향한 존경심과 사랑에는 변함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 있는 아티스트였던 것이다.


그렇듯 '추억'의 두 주인공의 화면 속에서 빛나던 눈빛과 표정, 그들의 청춘은 영원히 그 순간에 멈춰 있는 듯했다.

영화 속에서 보여준 그들의 젊음은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시대의 감성과 사랑의 복잡함을 완벽히 담아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어쩌면 저렇게 잘 생겼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얼마나 노래를 잘하던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아주 매력적적인 배우였다.

이 영화는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개봉된 아주 오래된 영화였다.

미국의 1940년대부터 1950년대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가 배경이었다.

로맨스 영화가 아닌 사랑과 현실의 컴플랙스를 깊이 있게 다루었기에 있는 철학, 없는 철학의 사고를 뽑아내야 하는 그런 영화였다.

사랑과 현실,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한 본질을 그렸다.

사랑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관, 환경, 시대적 배경에 따라 얼마든지 흔들리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인 차이가 사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사랑이란 감정을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지, 아니면 때로는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서로 다름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

주인공 케이티와 허블은 서로의 차이 즉, 이념, 성격, 삶의 태도 등으로 인해 끝내 함께 할 수 없었다.

이들은 서로를 깊이 사랑했지만, 다름을 온전히 수용하거나 조화시키지는 못했다.

이 대목에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서로 간의 사랑은 끝났지만, 그들의 추억은 여전히 서로의 삶 속에 남아 있었다.

추억이란 우리의 과거를 지탱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

우리의 삶에서, 과거의 관계와 추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떻게 긍정적으로 여길지 고민할 수 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개인의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시대적 배경(1940~50년대 미국의 정치적 혼란)이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었던 것 같다.

사랑뿐만 아니라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은 주어진 환경과 사회적인 조건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때, 시대를 초월한 개인의 신념과 타협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사랑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순간의 진심과 기억은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로 남는다는 사실이었다.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가 이영화가 주는 메시지일 것 같다.

'추억'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지나간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지금 이 순간은 더 진심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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