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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잡채를 만들었다

by 남궁인숙

아침부터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어젯밤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재료들이 새벽에 배송되어 현관에 "툭"놓이는 소리에 잠이 깼다.

마음 한편으론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온 재료를 보며 손질을 시작했다.

콩나물 줄기를 다듬고, 씻어서 채반에 받쳐두었다.

대파를 얇게 썰고, 목이버섯을 씻어놓고, 냄비에 물을 끓였다.

끓는 냄비에 당면을 넣고 8분 정도 더 끓인 후, 육수를 한 컵만 람기고 버렸다.

목이버섯과 콩나물을 넣고 진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볶다가 참깨를 솔솔 뿌려서 완성했다.



매콤한 콩나물 잡채였다.

만들기 쉽다지만 손질할 것들이 많고 설거지도 한몫했다.

음식을 완성하고 나니, 아침이 더 활기차게 느껴졌다.


휴일이 길다 보니 마치 내가 요리사인양 자꾸만 음식을 만들게 된다.

그런데 손에 물을 묻히는 일이 자주 생기면 습진이 나타났다

습진은 고급 질병인 것 같다

손에 물 안 묻히고 살아야 하는 팔자?

그랬으면 좋겠다.


한숨 돌리고 나서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떠올렸다.

글쓰기를 하기로 마음먹고, 노트북 앞에 앉아 손끝에 집중했다.

맛있는 요리와 함께 활기를 되찾은 하루,

이 기운으로 멋진 글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시력이 못 지켜주었다.

눈 시림이 심해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냥 한강만 내려다보면서 눈을 쉬어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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