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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알 아히요(Egg al Ajillo)

by 남궁인숙


아침부터 밥은 먹기 싫고, 바게트 빵이 있어서 아침식사는 빵과 말린 레몬차로 대신하기로 정했다.

딱딱한 바게트만 먹으려고 하니 식감이 좋지 않았다.

새벽배송으로 온 계란 두 판이 생각나서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기로 했다.

'감바스 알 아히요'는 스페인 요리다.

스페인어로 '감바스'(Gambas)는 '새우'를 뜻한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타파스 요리로 새우를 마늘과 올리브 오일에 볶아 만드는 아주 간단한 요리다.

오늘은 새우가 없는 관계로 꿩대신 닭이라고, '새우' 대신 '계란'으로 알 아히요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계란 알 아히요' 레시피는 아주 심플하다.

다진 마늘이나 저민 마늘을 프라이팬에 넣고 올리브 오일을 듬뿍 두른 다음, 약불에 볶아서 마늘향을 낸다.

마늘이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페퍼론치노를 넣어 같이 볶아서 색을 내준다.

계란 대 여섯 개를 깨서 프라이팬 위에 예쁘게 올려놓고, 화이트 와인을 뿌린다.

소금, 후추 약간과 파슬리 가루를 뿌려주면 끝이다.



뜨겁게 달군 '계란 알 아히요'를 그릇에 담고 바게트를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 금상첨화다.

남은 오일에 바게트를 찍어 먹으면 더욱 맛이 있다.

올리브 오일을 듬뿍 넣어야 바게트를 찍어 먹을 때 풍미가 훨씬 좋다.

마늘은 너무 센 불에서 조리하면 타기 쉬우니 약불에서 서서히 볶아야 한다.

페퍼론치노가 없다면 고춧가루나 고추기름을 조금 넣어도 된다.

이렇게 만들면 집에서도 간단하게 맛있는 '감바스 알 아히요'를 즐길 수 있다.

와인과 함께하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감바스 대신 사용한 '계란 알 아히요'!

나는 오늘도 자아도취에 빠진 '미슐랭 셰프'가 된다.

"나 요즘 왜 이렇게 요리를 잘하지?"라고 했더니

식사를 하던 아들은 내 이마를 만져보면서 "엄마 어디 아프신 건 아니죠?"라고 했다.

"엄마! 엄마가 하는 요리를 늘 맛있게, 많이 먹어주는 아들이 있으니까 좋지?"라고 말한다.

맛있다는 특급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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