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롯테시어터에서 뮤지컬 '알라딘'을 보았다.
교직원 힐링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뮤지컬인데 어렵게 티켓을 구했다.
값비싼 뮤지컬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어린 시절 읽었던 '알라딘의 요술램프' 동화책의 기억을 더듬어 뮤지컬을 관람하였다.
무대가 열리자마자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음악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근래 보았던 뮤지컬 중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가 아니었나 싶었다.
절대로 촬영을 못하게 직원들이 수시로 감찰을 하였다.
이렇게까지 삼엄하게 촬영을 막아야 하는지, 운영정책상 규율이겠지만 아쉬웠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았던 익숙한 장면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며,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왔다.
특히 지니의 유쾌한 에너지는 무대를 가득 채우며 분위기를 돋웠다.
무대 연출과 특수 효과도 인상적이고, 마법의 양탄자가 실제로 하늘을 나는 듯한 장면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어우러져 동화 속 한 장면에 나도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린 시절 동화 속에서 만났던 '알라딘'과 지금 눈앞에서 살아 숨 쉬는 '알라딘'은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뮤지컬 속 주인공들을 어쩌면 이렇게 찰떡같이 잘 선정했을까?'
거의 만화의 주인공들과 흡사하였다.
뮤지컬 내용은 단순한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 꿈을 향한 용기와 성장, 진정한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교직원 힐링 프로그램으로 이 뮤지컬을 선택한 것이 참 다행이라 느껴졌다.
마지막 커튼콜이 끝나고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현재의 감동이 겹쳐지며, 다시 한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 기분이었다.
극장 문을 열고 나오는데, 관람객 중에는 어린아이들도 아주 많았다.
티켓값을 계산해 보니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
직원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비 지출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에게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생각해 보았다.
어릴 적 같았으면 당연히 끝없는 부와 명예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소원을 빌고 싶었다.
내게 소원을 이룰 기회가 세 번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시간’을 달라고 할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고 싶은 일, 배우고 싶은 것들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늘 아쉬운 것이 '시간'이었다.
시간은 언제나 부족했다.
하루를 더 길게 쓸 수 있다면,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곳을 여행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소원은 '건강'이다.
꿈을 이루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해가 갈수록 절실히 깨닫는다.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가끔은 피할 수 없는 병이나 사고가 찾아오기도 한다.
만약 요술램프의 힘을 빌릴 수 있다면,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도 지켜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 소원은 '젊음?'
아니다.
더 이상 나에게 '젊음'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치열하게 살아온 젊은 시절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다.
세 번째 소원은 ‘사람들과의 유쾌한 연결’이다.
우리는 종종 바쁜 삶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오해하는 일이 많고, 공감하기보다는 판단할 때가 더 많다.
세상이 조금 더 유쾌해지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이 훨씬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적이 아닐까 싶다.
물론 현실에는 요술램프가 없다.
그러나 소원을 빌어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요술램프가 없어도, 스스로 노력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간다면, 언젠가 이 소원들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요술램프를 향해 소원을 빌어보는 간절함으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