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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스무 살 이야기

by 남궁인숙


지인으로부터 갑자기 점심을 먹자고 전화가 왔다.

아무 생각 없이 좋다고 대답하고 약속 장소에 갔다.

평소에 가까이 지내던 여러 명의 지인들이 모여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지인들이 활짝 웃으며 꽃바구니와 선물을 내밀었다.

순간 무슨 날이었나 싶어 당황했지만, 곧이어 그녀들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 번째 스무 살을 맞이한 주인공을 위해!"

나는 깜짝 놀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이 지인들이 기억해주고 싶은 '세 번째 스무 살의 봄날'이었다.

어느덧 인생에서 세 번째로 맞이하는 20대 같은 나이.

"그렇다면… 스무 살처럼 살자."

정성 가득한 축하, 정말 감동 감동.

덕분에 세 번째 스무 살의 봄날이 더 특별해졌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웃고, 축하받고, 따뜻한 말들을 주고받았던 순간들이다.

이렇게 축하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도 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더 많은 순간을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식사와 폭풍수다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점심식사 후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오늘 만난 지인 중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를 막 끝내고 인천공항에서 바로 달려와 주었던 지인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원장님~~♡

얼굴 뵙게 되어 너무 좋았어요.

20세 세 번째 생신

축하드려요!

지금처럼 곱게 익어가시길~~~

지인들의 모델링!



나는 그 문자를 보고 한동안 미소를 지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늘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그녀였다.

'곱게 익어가시길~ 지인들의 모델링!'이라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마냥 아쉬운 일이 아니라, 곱게 익어가는 과정이라는 그 표현이 참 좋았다.

잠시 후, 나는 답장을 보냈다.

'고마워요~ 여러분 덕분에 세 번째 스무 살이 더 특별해졌어요.

앞으로도 함께 멋지게 익어가요!'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정말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을까?

완벽하진 않더라도, 진심을 다해 살아온 시간들은 분명 누군가에게 의미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더 느긋하게 여유롭게 살아야겠다.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새로운 스무 살의 마음으로......

세 번째 스무 살이라는 말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창밖을 보니, 햇살이 좋은 따스한 날이다.

마치 내 세 번째 스무 살을 응원해 주는 듯한 날씨였다.

모두들 감사해요!

그녀들은 네 번째 스무 살도 함께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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