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관리는 자기 존중이다

by 남궁인숙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적당한 근육을 유지하는 행위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실제적인 방식이다.

누군가에게는 ‘관리’로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나 자신을존중하는 시간이다.

‘꾸준히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나는 안다.

그것은 '흐트러지지 않는 삶의 리듬 안'에 있다.

'나이 듦은 소멸이 아니라, 더 빛나는 변형'이다.


주말에 모처럼 후배들과 골프장을 찾았다.

운동을 마친 후, 샤워실에서 따뜻한 욕조에 옹기종기 마주 앉아 후배들과 웃음소리를 가볍게 날리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웃으며 나에게 물어왔다.

"언니! 몇 년생이죠?"

"00년생"

“내가 아는 00년생 중에 언니가 제일 몸 관리 잘하신 것 같아요.”

순간, 머쓱하여 "아유, 뭘…"하면서 손사래를 쳤다.

후배의 말에 무게를 두지 않으려 했지만, 가볍지도 않은 말이었다.

스스로를 관리한다는 건 단지 외형을 다듬는 일이 아니다.

그건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의 방식이며, 어떤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몸을 관리하는 것은 단지 '젊음을 붙잡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존중하고 책임지는 자세'다.

매일을 살아내는 방식이 그대로 몸과 마음에 그리고 삶에 새겨진다.


몸을 잘 관리했다는 건 어쩌면 살아온 시간을 예쁘게 정리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몸 관리는 내게 어떤 목표가 아니라 '생활의 리듬'이었다.

남들이 잠을 잘 , 조금 일찍 일어났고,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되, 그만큼 많이 움직였고, 거울 앞에서 등과 어깨를 펴고, 스트레칭을 하는 정도였다.

세월은 '얼굴에 흔적'을 남기지만, '내면에는 결'을 남긴다.

그리고 그 결은, 겉모습보다 훨씬 오래, 깊게, 반짝인다.

몸 관리라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생활 습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본다.

막연한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일부러 만든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 삶의 호흡처럼 일정한 루틴이었다.


가끔은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걷기도 하고,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 애쓰는 습관을 들였다.

그렇게 이어온 작은 습관들이, 누군가의 눈에 ‘잘 관리된 모습’으로 비쳤다면 그건 고마운 일이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자기 관리란, 타인과 세계를 이해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출발점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 있다'라고 했다.

나를 돌보는 일이, 결국 나와 타인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실천이라는 뜻일 것이다.



후배의 말은 그 시간들을 조용히 응원해 주는 듯했다.

칭찬이라기보다는, 내가 지나온 시간을 조금 확인받은 느낌이었다.

누군가 그 모습을 알아봐 준다면, 그 말속에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나를 지키려는 마음과 태도가 담겨 있다.

'자기 관리'는 거창한 다짐보다, 매일의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나이 듦은 점점 몸과 마음이 느려지는 과정이라지만, 그 안에서도 스스로를 놓지 않으려는 마음만은 오히려 단단해진다.

조금 더 '나를 위하는 하루를 쌓아가는 것'이다.

샤워실에서 들은 후배의 말이 고맙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외모’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삶의 태도’에 대한 인사처럼 들렸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위한 시간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고, 조금은 든든했다.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몸 관리는 '근육'보다 '의지'에서 비롯되고,

'젊음'보다 '성숙함'에서 빛이 난다.

그리고 그 모든 건, 나를 소중히 여긴 하루하루의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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