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거푸집

사진출처- donga.com

by 남궁인숙

TV를 틀자 짓고 있던 주상복합 건물이 붕괴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TV를 통해서 보이는 건물 붕괴의 모습은 마치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만든 '테트리스' 퍼즐 게임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테트리스 게임은 블록을 쌓아서 가로 세로 중 한 줄이 가득 채워지면 채워진 줄이 순식간에 없어지게 하는 게임으로 블록이 맨 위까지 쌓이지 않도록 오랫동안 버티는 것이 다.

건물은 마치 테트리스 게임하듯이 신축공사 중인 건물 외벽의 한편이 와사삭 주저앉는다. 그곳을 지나가는 차량의 운전자들은 영화 촬영 현장이라고 착각을 했을 것이다.

순삭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것처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처음에는 '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겠지'라는 마음이었으나 TV 자막을 읽어보니 광주광역시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아직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를 수색 중이고 붕괴의 원인을 찾는 중이지만 쉽지 않은 일 같다. 무리하게 앞당긴 공사일정, 폭설과 강풍, 거푸집 안의 시멘트가 양생 되는 시간의 부족, 철근의 부족, 잘못 계산된 시멘트 배합률, 건축자재 부실 등 정황들만 난무할 뿐 정확한 사고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건물을 지상으로 올리려면 타워크레인의 도움을 받아서 자재 등을 실어 오르는데 아직 양생이 덜 된 콘크리트 건물에 타워크레인이 받침으로 사용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기둥이나 벽을 세우려면 콘크리트를 담아서 흘러내리지 않고, 원하는 강도만큼 굳어질 때까지 지지해주는 가설 구조물을 사용하는데 이것을 '거푸집'이라고 한다. 규격에 맞게 거푸집의 틀을 짜서 콘크리트를 넣고 잘 굳어지면 거푸집을 떼어내면 튼튼한 기둥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벽이 되기도 한다.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이 추운 날씨에 거푸집 안의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고 얼어있는 상태를 굳어진 것으로 간과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추측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건물을 지을 때 이렇게 중요한 용도로 쓰이는 것이 거푸집이라는 것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삼 알게 되었다.

건물을 지상으로 올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거푸집 안의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물이 잘 엉겨서 굳어야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찮게 보였던 건축 구조물, 거푸집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지불식 간에 도미노 패 무너지듯이 흘러내리는 건물을 보면서 안전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다소 억지스럽지만 하드웨어인 어린이집이라는 구조물은 아이들이 즐겁게 생활하도록 안전한 놀이터의 펜스 역할을 하는 거푸집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 건물 붕괴 사건은 동절기에 어린이집 안의 안전상황을 두루 점검하게 하는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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