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벚나무
꽃이 만개했을 때 사람들은 나를 보러 와요.
내 이름을 불러요.
내가 누구인지 모두가 알아요.
꽃이 지고 나면 사람들은 나를 잊어요.
아니 나를 몰라요.
낯선 곳에서 만나는 내가
4월에 하얀 꽃을 오밀조밀 피워낸 그 나무인걸 몰라요.
버찌가 내 몸에서 나는 열매인 것도 몰라요.
콩알 같은 버찌가 매달린 5월의 나
초록잎으로 빈틈없이 하늘을 가린 여름의 나
물기 없는 회색 몸통으로 겨울을 통과하는
누구 하나 궁금해하지 않는 그 계절의 나는
모두 나예요.
나는 4월을 위해 살지 않아요.
당신을 속일 생각도 없어요.
나는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사랑해요.
그 계절의 나를 사랑해요.
이것도 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