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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Jul 21. 2022

넌 어느 쪽이야?

여전히 건재한 질문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말이야.

너는 좌파여 우파여 싸우다가 대한민국이 둘로 쪼개져버린 그 옛날에 말이야.

밤중에 들이닥친 사람이

시퍼런 총구를 들이대고는 물었대.

너는 어느 쪽이여?

까딱 잘못 대답했다가 모가지가 날아갈 판인데

어떠카지?

어둠 속에서 총을 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는겨.

그 사람 얼굴도 눈빛도 안 보이는데

좌인지 우인지 알 수 있겠나.

안 죽으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나.


근데 글쎄, 2022년에도 그놈이 돌아다닌다네.

밤이고 낮이고 돌아다니면서 다 필요 없고

너는 어느 쪽이여?

물어본다네.

총 대신 핸드폰 들고 다니면서

내 편 아니면 발라버린대.


난 A당을 지지하고 B주의자이고 C님을 지지하는데

내가 죽을 이유가 벌써 세 가지야.

안 죽으려면 입 닥치고 살아야지.

너는 어느 쪽이여 물으면

난 빅피쉬 입니다 라고 답할 수밖에.

그렇게 찌그러져서 살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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