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말이야.
너는 좌파여 우파여 싸우다가 대한민국이 둘로 쪼개져버린 그 옛날에 말이야.
밤중에 들이닥친 사람이
시퍼런 총구를 들이대고는 물었대.
너는 어느 쪽이여?
까딱 잘못 대답했다가 모가지가 날아갈 판인데
어떠카지?
어둠 속에서 총을 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는겨.
그 사람 얼굴도 눈빛도 안 보이는데
좌인지 우인지 알 수 있겠나.
안 죽으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나.
근데 글쎄, 2022년에도 그놈이 돌아다닌다네.
밤이고 낮이고 돌아다니면서 다 필요 없고
너는 어느 쪽이여?
물어본다네.
총 대신 핸드폰 들고 다니면서
내 편 아니면 발라버린대.
난 A당을 지지하고 B주의자이고 C님을 지지하는데
내가 죽을 이유가 벌써 세 가지야.
안 죽으려면 입 닥치고 살아야지.
너는 어느 쪽이여 물으면
난 빅피쉬 입니다 라고 답할 수밖에.
그렇게 찌그러져서 살아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