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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Aug 24. 2023

이유는 이제부터 찾아보면 어때

강화도 프로젝트 1

  이야기의 시작은 이랬어. 

지난 5, 늦은 밤이었고 나는 걷고 있었지.

강화도로 가면 어떨까?

요정이 내 귀에 속삭이기라도 한 것처럼 별안간

한줄기 생각이 내 머릿속에 들어앉았어.

그날 밤 산책이 끝나기 전에 나는 마음을 먹었지. 

강화도로 가는 거야!

?


  지금 사는 곳은 신도시야. 인천 검단신도시.

2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왔어. 33평 아파트 1층에서 어린 남자 셋, 어른 남자 한 명과 살고 있지.

만족해. 신도시는 모든 게 깨끗하고 조경도 예쁘잖아.

동네를 걸을 맛이 나지. 지금은 상가도 꽤 들어서서 생활하기도 편하고. 그러니까 딱히 여기가 싫은 것도 아니면서 강화도로 가겠다는 거야.

 결심(!)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어.

꼭 가야 될 이유 같은 건 없거든.

분양받은 새 아파트에 물때도 끼지 않았는데

-이건 거짓말이야- 다른 곳에 가겠다니.

나 자신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남편에게 곧장 얘기했어.


내년에 애들이랑 강화도에 내려가서 살래.

거기서 애들 학교 보내고 싶어.

넌 회사 때문에 못 갈 테니까 여기서 지내고.

내가 금요일이면 애들이랑 이 집으로 올라오는 거야.

5촌 2도, 뭐 그런 거지.

강화도 집은... 지금 받는 생활비로 해결할 거야. 

거기 가면 애들 학원 같은 건 안 보낼 거니까.

어떻게 생각해?


태길(남편)이는 화내지 않았어.

어이없어했을 뿐.









 나는 이 비장한 결심을 '강화도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로 했어. 2024년에 강화도 어딘가에 거처를 마련해서 아이들과 산다, 이런 계획이야.

이 프로젝트 과정을 여기에 기록하려고. 성공할지 중간에 그만둘지 아직 몰라. 꼭 가야 될 이유가 없으니 그만둬도 이상할 게 없어. 실패의 기록도 의미가 있겠지?

게을러서 길게 글 쓰는 게 힘든데 한번 해보려고. 쓰다 보면 알게 되겠지. 왜 강화도에 가야 하는지. 어쩌면 그곳에 도착해서야 알게 될지도. 아무렴 어때. 이 신도시에서 살아야 할 이유도 없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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