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고 아름다운 겨울 풍경
1.
학교운동장
지난 설연휴에 내린 눈이 아직 안 녹았다.
며칠째 한낮 온도가 영하권
볕도 잘 드는데 눈이 안 녹는 이유다.
그러고 보니
우린 지금 냉장고 안에서 살고 있는 셈인가?
하늘에 떠있는 해는 냉장고 속 형광등이고?
사람도 자동차도 산도 들도
냉장고 속에 들어있다.
거기서도 잘 산다.
재밌다.
2.
아이는 학교에 올 때마다 눈사람을 만들겠다고 한다.
쌀가루 마냥 뭉쳐지지 않는 눈.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남긴 나흘간의 기록.
가만있자,
개미떼가 법석을 떨며 흩어진 모양 같기도 하다.
발바닥만 한 개미들이 몸을 던져 완성한
음각 판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