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스꾸 Aug 22. 2022

[휴스꾸 요모조모] 가장 친한 친구에게 주고픈 별명

친구란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


<휴스꾸의 요모조모> 운영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휴스꾸의 다양한 취향을 함께 나눈다면 저희의 인터뷰를 더욱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네 번째 휴스꾸 요모조모는 휴스꾸 운영진의 친한 친구의 별명을 알아보려 해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최수연 변호사에게 우영우 변호사가 '봄날의 햇살'이라며 별명을 붙인 것이 큰 유행이었죠. 생각해보면 우린 친구를 자세히 관찰해 따숩한 별명을 금방 생각해내기 어렵습니다. 휴스꾸 운영진도 이번 요모조모가 생각할 게 많아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시간을 들인 애정을 함께 확인해볼까요?



데이 | '또보겠지 00'.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는 친구가 있는데 둘 다 또보겠지 떡볶이를 정말 좋아해요. 너무 자주 보아서 이틀 연속으로 만날 때도 있는데, 다음날 또 봐서 신나는 마음과 또보겠지 떡볶이만큼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지은 별명이에요.


또트 | 호트와 유트. 그 친구뿐 아니라 저까지 포함해 호트와 유트라 부르고 싶어요. 패트와 매트가 말없이 척척 무엇이든 만들어내듯 서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정말 많거든요. 며칠 전엔 같은 LP바랑 카페를 이틀 차이로 그대로 방문했지 뭐예요. 정말 텔레파시가 존재하는 게 아닌지~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숩 | 체리. 5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오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초등학생 때 쓰던 영어 이름이 체리였어요. 어른스럽고 성숙해 보이는 친구라서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고 웃긴 이름이지만 전 아직 그 친구의 천진난만함을 알고 있어서 그때를 기억해주고 싶네요. 실은 엄청 유치하고 장난꾸러기거든요.


아뵤 | ‘곧은 어깨’. 키가 작은 제 친구는 제 허리에, 저는 친구 어깨에 팔을 두르면 신기하게 꼭 맞아서 서로 편안하더라고요. 또 고민이 생겼을 때나 깔깔 웃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여러모로 기댈 수 있는 어깨예요.


알라 | 2000년부터 쭈욱 저랑 친구하고 있는 제 여동생을 핸드폰에 '싹퉁바가지(하트)'로 저장해놨어요! 이유는 말 그대로 성격이 제멋대로여서. 그래도 가끔은 귀여울 때도 있답니다.


윪 | 엄마. 친구들이랑 서로 유익한 정보나 건강 정보 공유할 때, 공부하라고 일어나라고 빨리 자라고 잔소리할 때, "네, 엄마" 하고 대답하는 게 일종의 놀이(?)예요. 어쩌다 보니 딸들도 많고 엄마도 많네요.


은빛 | 어쩌다가 꼭 한 번, ‘가끔’씩 미치게 보고 싶은 친구. 성이 유 씨여서 유가끔이라고 불러요. 얘는 내 애정을 알런지~


졔졔 | 원래 별명보다 이름 그대로 부르는 것을 좋아해요. 하지만, 유일하게 제 연락처에 '소울메이트 00'이라고 저장한 친구가 있어요. 보통 연인에게 하는 말인데 이 친구만큼 저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보다 더 많이 알고 싶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고 싶어요! 친구가 제 글을 꼭 읽었으면 좋겠네요!


칠칠 | 튼튼한 로보트, 걱정이 많아 늘 불안해하지만 언제나 그 모든 불안과 걱정을 재빠른 준비로 막는 로보트에요!


콩알 |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저의 가장 친한 친구는 바로 저 자신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에게 별명을 지어주려고 일주일 내내 고민했는데도 매우 어렵네요. 지금껏 저를 꽤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아직은 멀었나 봐요.


펭귄 | 친구들과 그런 별명을 짓는다는 게 너무 어색해서 단 한 번도 생각 안 해본 일이네요… 친구들끼리 서로 무한한 비난 속에서 피어나는 정을 경험하다 보니.. 당장 생각나는 별명이 없는 것을 보니… 앞으로는 예쁜 별명을 만들어 붙여주어야겠다고 반성하게 되네요.


필재 | 별명을 불러 본 적도, 불리어 본 적도 없습니다. 저와 친구 둘 다 그런 걸 거추장스럽다고 느끼는 편입니다.


하치 | 며칠 전에 세 살 차이 여동생한테서 연락이 온 적이 있어요. 블로그 문답을 쓰는 중이라고, 자신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뭐인 것 같냐고 묻더라고요. 거기다 대고 '멀쩡하다싶으면이상해지는깜찍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붙여서 쓰면 한 단어냐고 동생이 면박을 주긴 했는데, 저한테 제일 친한 친구인 동생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저 말에 담긴 수많은 추억들을 동생도 같이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호호 | 저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사이보그라고 비난하곤 해요. 저도 엄청 감성적인 편은 아닌데, 그 친구는 정말 기계인가? AI인가? 싶을 때가 종종 있어요. 그래도 배울 점도 많고 제가 성실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친구예요. 앞에서 게으른 모습을 보이면 좌시하지 않거든요.




사실, '봄날의 햇살'은 어려운 단어 조합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고, 듣는 단어만 들어가 있죠. 하지만 어째서 이 단어 조합이 그토록 큰 공감과 반응을 불러 일으킨 걸까요?


그 단어에 담긴 진심이 깊고 투명하기 때문일 겁니다. 친구를 부르는 데는 거창한 별명이 필요 없죠. 어떻게 불러도, 그 호칭에 담긴 진심이 담겼다면, 그리고 친구가 그 진심을 알아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오늘,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에게도 내 마음을 가득 담은 별명을 붙여주는 건 어떨까요? 아, 부르기 부끄럽다면 카톡 이름 저장만 슬쩍 바꿔도 좋을 것 같네요.




<휴스꾸의 요모조모>

가장 친한 친구에게 주고픈 별명 | 인터뷰어 칠칠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휴스꾸 인스타그램

-휴스꾸 페이스북 페이지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서로가 서로에게 포커스를 나눠주는 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