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졔졔
<인터뷰 TMI>는 인터뷰어들의 속마음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인터뷰어의 자취를 따라가면 인터뷰의 내용과 구성이 더 와닿을 수 있습니다.
졸업식은 어떤 이에겐 즐거움과 치열함을. 또 다른 이에게는 뭉클함을 정리하는 날이었습니다. 이형기 시인께서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한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그날의 일들을 다시 한번 회상해보고자 합니다.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었다. 아무도 우리의 이동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기에 오늘만큼 비밀 작전을 펼치기 아주 좋은 날은 없다고 느꼈다.
대성전과 명륜당 앞, 마지막 순간을 간직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할머니가 손녀의 학위복을 입으며 환하게 웃고 있기도. 멀리서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친구들과 떠들기도 했다.
나는 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조심스럽게 비밀 작전인 게릴라 인터뷰를 수행했다.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몇몇 분과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서로의 대학시절을 회상하던 네 명의 친구들
한국에서 행복했다고 말한 대학원생 부부
가족 간의 사랑을 보여준 어머니와 딸
같은 동아리 동료에서 어엿한 사회인이 된 친구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은 나에게 4년 간의 시간을 말해주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고마운 존재였다고. 지금도 미래에도 서로를 응원한다고. 그러한 말들을 남긴 채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집으로 오는 길, 나는 소중한 말들을 건네준 인터뷰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중, 한 인터뷰이께서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셨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행복하세요."
추억과 행복 그 단어가. 뭔지 모르게 나를 간질간질거리게 하면서도 뭉클하게 했다.
어쩌면 삶의 어느 지점에, 우리가 함께였음이 자랑스럽기도 한편으로 사랑스럽기도 하다.
인터뷰 역시 그러하다. 때로는 짧고 때로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함께하고 함께였다.
그러니 비록 짧은 순간이라도 서로에게 일회성의 감정에 물들어가지 않기를. 앞으로 인터뷰를 통해 오랫동안 간직할 여운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작게나마 바라보며, 나에게도 좋은 말과 감사 인사를 해준 인터뷰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졸업식 게릴라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인터뷰어 졔졔
2022. 09. 18. 졸업식 게릴라 인터뷰 中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