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터뷰 TMI

당신의 확신은 무엇인가요

인터뷰어 아뵤

by 휴스꾸

<인터뷰 TMI>는 인터뷰어들의 속마음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인터뷰어의 자취를 따라가면 인터뷰의 내용과 구성이 더 와닿을 수 있습니다.




인문대학 소속으로서 수선관에 갈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갈 적마다 꼭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처럼 발걸음이 은밀해지고 긴장이 된다. 인터뷰를 하러 처음으로 수선관 1층을 찾았을 때도 그랬다. 조용하면서도 은은한 온도가 느껴지던 초저녁의 복도. 희윤님이 알려주신 서양화 4실로 들어서니 학생들 개개인의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그리고 마치 각 공간의 주인의 감각 일부가 형체로 살아난 것만 같은 작품들이 주인 대신 상주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책상에 이름표를 붙여 내 자리임을 입증했고, 대학교에 와서는 그마저도 없어 나를 이 학교에 단단히 고정시킬 수 없었다. 그런데 그 공간에서는 작품들이 이름표 같았다. 어쩌면 주인 자체이거나 일부이며, 또 어쩌면 주인의 친구일 작품들. 진한 개인의 흔적. 잊고 살던, 밀착되고 몰두된 삶의 모습이었다.



희윤님을 둘러싼 크고 작은, 뾰족하고도 둥근 그림들. (희윤님 이야기가 듣고 싶어 함께한) 은빛은 희윤님의 그림과 희윤님이 닮았다고 했고, 희윤님은 그런 말을 종종 들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어느 작가의 고향을 생각해내려고 골몰하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야기하거나, 미술이라는 익숙한 것을 문득 고민해보던, 그런 순간들이 참 사랑스러웠다. 사랑으로 가득해서 사랑스러웠던 대화를 들으면서, 은빛과 희윤님 역시 닮은 구석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모퉁이에 바쁘게 적어둔 희윤님의 취향, 애정의 일부.


헤어질 결심.

아르코 미술관.

롯데리아. 맥도날드.

EO.



희윤 | 대답하기 약간 부끄러울 정도로, (미술이) 저한테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제가 그렇게까지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는 느끼지 않거든요. 근데 미술이 저를 열려 있는 사람이고 싶게끔 만들어준 것 같아요.


확신에 대한, 정확히는 우리를 덮치곤 하는 불확실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희윤님은 아주 확실하게 미술을 사랑하고 있었다. 삶의 이야기는 곧 미술의 이야기가 되었다. 자신의 코어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랑을 품고 있다는 사실만큼 위로가 되는 확신은 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희윤님이 부럽기도 했다.


어떤 질문은 그 자체로 결론이 되기도 한다. 희윤님이 꾸준히 스스로에게 던지는 ‘어떻게 떳떳하게 살지’라는 질문처럼. 질문 안에 떳떳하게 살아야겠다는 희윤님의 확신이 있다.

인생의 모토가 되는 자신만의 문장을 말해주면서, 나의 한 문장은 무엇이냐고 물으셨다.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나중에 인터뷰tmi에 쓰겠다고 했다. 희윤님 덕분에 무슨 생각이 요즘의 나를 지배하고 있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공을 들이기.’ 인터뷰를 하거나 다른 인터뷰들을 읽어보면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엿볼 수 있다. 그러면 나도 나의 삶에, 하는 일에, 마주한 사람에게 더더욱 진심을 바치고 싶어진다. 그렇게 내내 반짝이는 사람이고 싶다, 생각하며 살고 있다.





<양희윤님의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인터뷰어 아뵤 / 포토그래퍼 호호

2022.11.12 당신의 확신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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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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