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한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불안 등. 그 중에서도 웃음은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감정 중 하나로, 인류에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이다. 최근, 진주에 사는 나의 손녀 둘이 겨울방학을 맞아 할머니와 함께 대전 고모네 집으로 떠났다. 이들이 보내는 시간 속에서 예상되는 웃음과 즐거운 이야기를 상상하며, 웃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내가 가장 기다리는 이야기는 대전에서 살아가는 손자, ‘미소대왕’의 이야기다.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웃는 얼굴로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아이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을 자아낸다. 예컨대 신발을 양쪽 다르게 신는다. 색깔이 다를 때도 있고, 심지어 종류까지 다르게 신기도 한다. 엄마 따라 시장에 다닐 때는 친구도 함께 데리고 다니면서 과일가게, 정육점 아저씨 등에게 “아저씨, 이 애는 제 친구예요.” 하면서 친구에게 인사를 시킨다.
병원에 가서도
“의사 선생님, 어제 치료를 잘 해주셔서 제가 많이 나았어요.”
이렇게 인사를 빼놓지 않아 귀여움을 독차지 한다. 약국에 들를 때도 약사 선생님께 이렇게 인사를 하고...
유치원에서는 선생님께 부탁한다.
“선생님, 저는 집에서 미소대왕이라고 불리는 데 선생님도 저를 그렇게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했단다.
할머니에게는
“할머니가 이번에도 저를 웃겨주셔서 고마워요.”라는 말까지 했단다.
이러한 말 속에서 웃음을 아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웃음은 상대방에게 친근감을 갖게 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얼굴을 찌푸린 미인보다 웃는 얼굴의 바보를 더 낫다고 여기는 것 아닌가.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웃음의 중요성을 종종 잊고 살고 있다. 바쁜 일상, 끝없이 이어지는 걱정과 스트레스 속에서 웃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피로와 불안, 그리고 무거운 마음이 웃음을 지을 여유를 빼앗아 간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타개해 보고 싶다면서 웃음전도사라고 자처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는 제자가 한 사람 있다. 웃을 일이 없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라도 억지로 웃어야 한다는 소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아예 직업으로 선택했다. 말 그대로 ‘웃차사’인데, 평소 잘 웃지 않는 사람들에게 억지웃음을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그 활동이 예사롭지 않다. 직업으로 웃음을 전파하는 사람은 흔치 않지만, 그는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나의 제자 ‘웃차사’가 만든 웃음은 어쩌면 억지웃음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억지웃음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아니더라도, 억지웃음조차도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하루에 한 번 웃음을 10초 이상, 10회 정도 지으면,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처럼 웃음은 우리 몸과 마음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웃음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연구도 흥미롭다. 웃을 때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준다. 이 세포는 우리가 웃을 때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신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듯이, 웃음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강력한 무기이다. 이타미 니로 의사의 말처럼, 웃음은 우리가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인 셈이다.
또한 웃음은 심리적인 치유에도 큰 효과가 있다. 사람들이 웃을 때, 그들은 현재의 걱정과 불안을 잠시나마 잊는다. 웃음은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진정한 휴식을 주며,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웃는 동안 우리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도, 과거의 후회도 잠시 놓아두고,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웃음이 심리적 치료에 효과적인 도구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웃음의 긍정적인 영향을 날마다 느낄 수 있다. 웃음은 어떤 약보다도 강력한 명약이며, 그 누구에게나 아무 대가 없이 제공되는 보물이다.
오늘 대전으로 떠난 아내가 돌아올 땐 그곳에서 우리 미소대왕을 비롯한 손주들이 함께 지내면서 만들어낸 웃음보따리를 갖고 올 것이다. 그 웃음보따리를 풀며 우리는 또 한 번 웃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해서 올 한 해, 더 많은 웃음을 나누며 살아가자고 다짐해 본다. 웃음이 넘치는 하루하루가 우리의 삶을 더욱 밝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니... 아내의 귀가가 더없이 기다려지는 하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