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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리 May 06. 2024

[프롤로그] 인생의 세레모니를 누구와 나눌 것인가?

글. 심진우 / 20240303 남산공원

일곱 번째 프롤로그.

글. 심진우(@dr_art_jinwoo)



이번에는 산행을 과하지 않게 하기로 했다. 대화의 템포를 맞추기에는 가파른 등산 코스를 오르는 것보다 가볍게 산행하면서 대화하는게 좋을거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번 코스는 남산공원을 걷고 해방촌으로 가는 코스로 잡았다. 그동안 남산을 올라 갔었지만 다른 코스로 올라가보고 싶어 회현역 4번출구로 갔다. 서울의 복잡한 느낌을 벗어나 남산을 오른다는거는 뭔가 휴식처로 가는 느낌이 있다. 어린시절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이 좋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끔 올랐던 기억이 있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남산을 주말 오전시간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하니 설레는 기분이었다. 주말 오전에 남산공원을 걷기위해 온다는것은 남산공원이 엄청나게 좋거나 아니면 모이는 사람들이 좋아서일 것이다. 나는 후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야 우리가 대화를 할 때 내말에 경청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대화를 할때는 그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대화를 해야한다. 좋은 질문과 계속해서 문답이 이어지는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일상에 대해서 얼마나 궁금해 할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궁금해 해본적이 없을 것이다.



궁금해 하지 않는것이 오히려 세상을 편하게 살고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특별한 사이가 되고 서로에 대한 중요한 순간에 박수쳐줄 수 있으려면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묻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인생은 세레모니가 다다. 세레모니를 하기위한 과정과 그 세레모니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서로의 마음을 각자가 판단하기 보다는 헤아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서로의 걸음걸이 템포를 맞추며 대화하기 위해 높은산 보다는 낮은 등산코스인 남산공원을 통해 해방촌으로 가기위해 모였다.


대화의 시작이 섣부른 조언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남산공원을 오르며 가벼운 대화를 시작했다. 당신의 인생의 세레모니를 함께 해야하는 순간을 알기 위해 ‘이해’를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 남한산성에서 해방촌으로 가는길은 우리가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을 '해방'하는 길이 될 것 같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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