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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리 Apr 16. 2024

[Musepen] 모임이란 모두와 각자의 목표의 조화

글. 안동현 / 관악산 20240302

모임이란 모두와 각자의 목표가 조화되고 이해되는 공간


글. 안동현(@donghyunahn) / AI&SI 개발사 대표


우리가 하는 활동들에는 성장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시작부터 목표가 정해져 있을 수도 있고, 하다가 보니 변경되거나 추가될 수도 있다. 우리의 산행은 이 중에 어떤 것일까?


또 개인이 아니라 단체가 하는 행동에서 모두가 기대하고 정의하는 활동의 정체성이 통일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함께 정의하고 합의를 나눈 목표도 있지만, 어떤 개개인에게는 살짝 다른 지향점이 세팅되어 있을 수도 있다. 또는 다소 느슨한 기준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천천히 세부 조정, 정립을 하려고 관용적인 상태로 현상을 수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의외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뮤즈펜의 등반 활동은 어떠할까? 우리도 합의한 목적이 있고, 각각의 방향에 맞게 참여/불참을 하면서 공유한 가치와 각자의 목적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복합적이면서 평범한 커뮤니티 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용으로 말머리를 잡아 본것은 이번 등산이 그 조화와 모호함의 경계를 건드리는 장면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려운 ‘악’산의 정상을 정복하면서 등반 역량을 강화하거나 산행 자체에 무게를 크게 두는 모임이 아니어서 다소 쉬운 산이나 하이킹도 주말일정에 포함을 하는 중이었다. 이날은 하지만 어쩌다 보니 ‘관악산’이었고, 어쩌다 보니 내가 예전에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려 생각나는데로 경로를 잡아서 이 산에서는 최고난도의 경로였던 것이었다.


다행히도 겨우 함께한 모두가 소화해 정상을 다녀왔지만 중간에 심리적, 체력적으로 몹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차근 차근 생각을 해보니, 나를 제외한 두분은 이번 등산을 아슬아슬하게 존재하는 그 느슨한 수용의 경계에서 받아들이신것이 아니었을까 걱정이 되었다. 나도 너무나 힘든 산행이었지만 내게는 나만의 ‘체력 증진도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라는 세팅이 있어서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만약에 이번에 무조건 가벼운 등산과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기대 하고 오는 수용 범위가 다소 좁은 분이 참여하셨다면? 체력적으로 이 코스를 소화하기가 불가능한 여성분이 오셨다면? 우리 뮤즈펜에 대한 실망이나, 누군가에게 감정적 소모가 되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코스를 잡기로 했던 것이 나였기에 금번은 확실히 나의 불찰로 생각하고 두고 두고 염두에 둘 일이었다.


뮤즈펜을 통해 좋은 사람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 좋은 사람을 자주 보는 것도 좋고, 새롭게 알게되는 것도 그렇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 정도의 정감이 있고 좋은 분들을 만나는 것이 정말 귀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매번 마음껏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커뮤니티’, ‘모임’은 이런 장점만큼이나 잘 지속하려면 온갖 어려운 과제가 따른다. 모두의 기호를 다 맞출 수 없기에 최적 효율의 지향점을 찾고, 매력적이고 즐거운 모임이 되어 구성원 각각이 관용적인 자세가 되게끔 할 필요가 있다. 그런면에서 뮤즈펜에게는 적절한 코스를 찾고, 좋은 거리를 걷고, 맛있는 밥을 먹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모임의 목표 #공동의 목표 #코스도 맛있는 곳도 중요해 #관용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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