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는 교사와 아이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 자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학부모는 어린이집에 의뢰하여 CCTV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을 학대하는 어린이집 교사의 영상을 뉴스에서 간간히 보기도 한다. 어떤 어린이집 교사는 낮잠을 재우기 위하여 아이를 억지로 눕히고 못 움직이게 잡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들도 다 CCTV로 확인 가능하다. 교사의 발목을 잡는 CCTV이지만,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유아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장치인 것 같다. 초등학교 교실에도 CCTV가 있다면 어떨까?
현재 초등학교에 CCTV는 교문, 중앙현관 등 주요 지점에만 설치되어 있다. 외부인의 출입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이다. 각 교실에도 CCTV가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린이집처럼 아이들이 하루 종일 생활하는 모습을 등교부터 하교까지 촬영 가능하다면 어떨까? 교사와 학생들의 하루 일과, 수업하는 장면 등이 다 찍힐 것이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 싸우는 모습 등이 촬영된다면 교사와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달라질까? 없던 때처럼 똑같이 지낼까? 아이들은 처음에는 CCTV를 의식하고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별로 신경을 안 쓰며 살 것 같다. 교사는 CCTV가 있기에 보다 말과 행동을 조심히 하며 아이들을 대할 것 같다.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거나 사건이 발생하면 나는 해당 아이들에게 사실확인서를 쓰게 한다. 누가 먼저 때렸는지, 누가 욕을 어떻게 했는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등 내가 보지 못한 그 상황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아야지만 조치가 가능하다. 아이들이 쓴 사실확인서를 비교, 대조해 가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어느 정도로 화를 내었는지, 어느 정도로 세게 때렸는지 등을 조사한다. 사건 관련해서 어느 정도 나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 누가 어느 부분을 잘못했으며, 어느 부분을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등을 아이들에게 말해준다. 그 과정 속에 CCTV가 있다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교실 한 구석에서 아이들끼리 모여 있는 장면, 누가 욕을 하는 장면, 누가 때리는 장면 등을 함께 보며 아이들과 상담을 하면 진실을 더욱 빨리 알 수 있고, 지도함에 보다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교실에서 도난 사건이 있었다. 3교시 영어 전담수업을 다녀온 후, 4교시를 시작하려는데 나에게 말한다.
"선생님, 저의 핸드폰이 없어졌어요! 어떻게 해요?"
"3교시 전에 가기 전에는 너의 가방 안에 있었나?"
"예. 쉬는 시간에 핸드폰이 가방 안에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어요."
4교시 수업보다 아이의 핸드폰을 찾는 것이 시급하였다. 분실된 핸드폰은 전원이 꺼져 있다. 분명 우리 반 누군가가 그 아이 핸드폰을 손댄 것이 틀림없다. 다른 반 아이가 간 크게 들어와서 핸드폰을 가져갈리는 없다.
아이들 모두에게 자신의 서랍과 사물함을 다 찾아봐라고 하였다. 자신의 가방 안에 있는 물건들도 다 확인하도록 했다. 분실된 핸드폰은 나올지 않았다. 아이들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며 핸드폰이 빨리 나오기를 바라며 다들 핸드폰을 찾기 위해 교실 구석구석을 뒤졌다. 그때 어떤 여자아이가 말한다.
"선생님, 여기 사물함 뒤 틈에 핸드폰이 있는 것 같아요."
사물함과 벽 사이의 좁은 틈 사이에 핸드폰이 있다면 누군가가 분명히 의도하고 넣은 것이다. 아이들과 무거운 사물함을 끙끙거리며 벽에서 떼어내어 간격을 벌린다. 그곳에 정말 분실된 핸드폰이 있었다.
출처: 블로그, 열린 미래 스마트교육환경
핸드폰을 찾아서 다행이라며, 해당 학생에게 핸드폰을 건네주고 다들 점심밥을 먹기 위해 손을 씻으러 갔다. 핸드폰이 그곳에 있음을 말한 그 여학생은, 평소에 핸드폰을 분실한 그 애를 안 좋아하는 편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그 아이의 핸드폰을 일부러 사물함 뒤, 찾지 못하는 틈 사이에 둔 것은 아닐까? 반 아이들 모두 핸드폰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고, 선생님의 안색도 나빠지니, 그제야 핸드폰의 위치를 말한 것이 아닐까?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그 위치를 태연하게 말하며 핸드폰을 찾던 그 여학생의 얼굴이 꼭 '내가 그랬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 증거가 없기에 그 여학생을 다그치지는 못하였다. 교실에 CCTV가 있다면 참 좋았을 텐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사물함 뒤 틈에 넣는 장면이 찍혔다면 어땠을까?
교실에서 난리를 부리는, 통제 불가능한 학생들이 종종 있다. 그 문제 학생들의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가 교실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며 지내는지 잘 모른다. 담임이 상세히 말해주어도 '설마 그 정도는 아니겠지?' 하면서 안일한 태도로 상담에 임한다. 그럼 담임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 학부모에게 직접 교실에 와서 자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봐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교실 CCTV로 촬영하여 보여주면 어떨까? 아이가 교실 이곳저곳을 막 뛰어다니고, 친구들을 때리는 모습을 직접 본다면 해당 학부모는 담임의 말에 수긍을 할지도 모른다.
요즘은 학생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서등교시키는 학부모도 있다. 아주 소수의 학부모지만 첨단 기술이 듬뿍 담긴 오랜 시간 녹음이 가능한 소형 녹음기를 아이 가방에 넣어 둔다. 등교 후 교실에서의 모든 소리가 녹음될 것이다. 수업할 때 교사와 학생들의 목소리, 쉬는 시간 장난치는 소리, 교사가 잘못한 행동을 한 아이를 꾸짖는 소리 등. 자기 자녀의 학교생활이 궁금해서 그러는지, 교사가 하는 말 중 꼬투리를 잡을 것을 찾기 위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녹음된 내용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가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좀 더 신경 써서 아이들을 대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최대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경어를 써가며 지도한다. 나중에 교사의 거친 말들이 녹음된 파일을 어떤 학부모가 들고 올 수도 있기에. 그러한 일이 발생할 때 CCTV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떠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교사가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녹음 파일만 들으면 잘 모른다. CCTV를 보면 교사의 말과 행동이 지나쳤는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 구분이 갈 것이다.
어떤 문제 학생이 반 친구들을 아무 이유 없이 때리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면 교사가 그 학생을 지도함에 어떤 말투와 어떤 행동을 하겠는가? 분명 친절하고 온화한 말로 그 학생을 지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친구의 뺨을 수시로 막 때리는 아이의 손을 교사는 잡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과정에서 그 아이가 거칠게 반항하여 손목에 교사의 손자국이 남는다. 그 아이의 학부모는 거칠게 항의할 것이다.
"교사가 어떻게 아이 손에 멍이 들 정도로 세게 잡을 수 있습니까?"
그러한 일들도 교실에 CCTV가 있다면 구차하게 설명할 필요 없이 영상만 보여주면 될 것이다.
출처: 네이버카페, 관악 맘&파파
요즘은 경찰, 구급대원, 소방관들도 자신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민원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몸캠을 작동시키고 출동하는 시대이다. 학교라는 곳에서 일하는 교사도 민원에 휘말리기 십상인 요즘이다. 그런 민원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예전보다 말과 행동을 많이 조심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한다. 그래도 오해가 생기고 민원이 발생한다. 교실에 CCTV를 설치하면 불편하긴 하겠지만, 오해의 소지가 훨씬 줄어들 것 같다.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다.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이 있으니, 분명 교실에 CCTV를 설치하면 안 좋은 점이 더 생길 수도 있다. 교실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나의 글을 한 번 쓱 읽고 넘어가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