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만나 서로 안고 볼을 비비며 인사를 한다. 동양권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거나 악수를 한다. 둘 중 어떤 인사법이 더 좋은가? 옛날부터 살아오며 생겨났을 고개 숙여 인사하는 이 방법을 서양식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서로 만났을 때 친근감의 표현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인사법.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마음먹고 계속하면 바뀌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얼마나 호의적인지, 나를 얼마나 적대시하는지, 나를 얼마나 챙겨주는지, 나를 얼마나 무시하는지 등을 상대방의 말과 행동으로 파악한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나를 안아주며 반갑게 인사하고 볼을 비벼주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나 가족들 사이에서는 더욱 그런 인사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출처: 블로그, 하서기 Ai
아침에 눈을비비적거리며 주방에 물 먹으러 나오는 첫째를 안아준다. 5학년인 첫째를, 어릴 때는 많이 안아줬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 안아주고 있다. 그냥 그렇게 지내다 보니남자끼리 좀 대면대면하게 스킨십을 안 하게 되었다. 일부러 안아주며 '잘 잤나?' 하며 한 마디 건넨다. 첫째는 아빠가 왜 이러나 싶으면서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다. 자신을 챙겨주어 좋으면서도 어색한가 보다.
"아빠, 갑자기 왜 이래? 좀 어색하다....."
둘째는 우리 집에서 가장 늦게 일어난다. 7시 30분 즈음되어 둘째를 깨운다. 절대로 스스로 일어나지 않고 미적거리면서 뻗대고 누워 있다. 나는 둘째를 안고 화장실로 데려간다. 쉬를 하고, 세수를 한 후 화장실 문을 나오자마자 다시 바닥에 드러눕는다. 다시 안아서 거실로 이동한다.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빗겨 준다. 이렇게 아침마다 안고 이동하는 것이 둘째에게는 아침의 낙인 것 같다. 과연 몇 살까지 둘째가 안아 달라고 누워 있을까? 나는 둘째가 몇 살 될 때까지 안아서 화장실에 데려다줄까?
가끔은 그 상황이 짜증 나기도 하지만, 그렇게 둘째를 안아주는 내가 좋다. 둘째에게 아침마다 필요한 아빠 역할이 있다는 것이 좋다. 둘째가 점점 나이를 먹어 덩치가 커지고, 점점 성숙해지면 더 이상 나에게 안아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를 안아주는 느낌, 둘째가 안기는 느낌을 잘 기억하여 잊지 않도록 하자. 둘째가 아침마다 안고 화장실로 데려다준 아빠를 오래오래 기억하면 좋겠다.
아침 8시가 되면 장모님께서 우리 집에 오신다. 둘째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서 아침마다 수고스럽지만 오신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장모님께서 들어오신다. 나는 둘째가 현관으로 달려갈 때, 먼저 달려가서 장모님을 안으며 장난스레 말한다.
"내가 먼저야. 내가 먼저야."
둘째가 나를 밀치며 할머니와 안으려고 한다. 장모님은 둘째를 꼬옥 껴안아주고 볼에 뽀뽀를 해준다.
아침에 사위가 달려와 안으면서 반기면 어떤 기분일까? 평소 살갑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위인데, 달려와 안아주면 좀 어색할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그냥 인사만 하는 것보다, 서로 한 번 안으면 서로 기분 좋지 않겠는가? 나이가 들면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더욱더 없음을 느낀다. 아마 장모님께서도 누군가 자신을 안아주는 상황이 하루를 살면서 몇 번 없을 것 같다. 아침에 사위가 안아주는 것이 하루 중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장인어른을 내가 안아 드리는 상상도 잠시 해본다. 처갓집에 가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이들이 할아버지에 가 안긴다. 그때 나도 살짝 옆에 가서 안아 달라고 해볼까? 은근슬쩍 자연스럽게 안기는 거다. 아니면 집에 간다면서 나올 때, 둘째에게 내가 말한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뽀뽀해 드리고." 그러면서 둘째가 뽀뽀하고 난 후에 내가 한 번 장인어른을 안아 드릴까? 좀 어색하다. 그 장면이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장인어른을 안는 것은 조금 무리인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안아주는 일을 우리 일상에서 과연 몇 번을 할까? 외국처럼 자연스럽게 친한 친구나 직장 동료들도 만나서 서로 안아주며 인사를 하면 참 좋을 텐데. 한국 사회는 포옹에 너무 인색한 것 같다. 진정으로 기쁠 때나, 슬플 때 아니면 서로 부둥켜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서로 가볍게 안아주면서 인사하고 살면 좀 더 삶이 풍요롭지 않을까 싶다. 더 친근감이 들고, 더 수명이 연장되지 않을까?
출처: 블로그, 딸구비어
우리나라가 외국의 각종 문화들을 많이 받아들였다. 어느 순간 보니, 필자가 어렸을 때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핼러윈이라는 날을 챙겨서 기념하는 모습이 생겨났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사랑해요!'라는 말도 잘한다. 예전에 비하여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나 선생님에게 그 말을 잘 쓰는 것 같다. 핼러윈은 굳이 안 따라 해도 좋았을 텐데 싶고, '사랑해요'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좋은 현상인 것 같다.
요즘은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이 길에서도 애정 표현을 스스럼없이 한다. 서로 키스하고, 안고 다니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보는 내가 민망해서 눈을 돌릴 정도이다. 그러한 젊은 세대들이 과연 집에서 가족들에게도 스킨십을 많이 할까? 집에서도 가족들에게 많이 애정 표현을 하니까 밖에서도 그리 행동하겠지. 아니면 '가족들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야!' 하면서 가족들끼리 안으면 어색해할까?
가족들 간의 애정 표현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 같다. 부부끼리, 부모와 자녀끼리 자주 안아주고,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괜찮지 않을까? 처음에는 어색해도 계속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고, 가족들 간 뭔가 끈끈한 정이 더 생기지 않을까? 특히나 자녀가 장성하고, 부모가 늙어감에 따라 더욱더 많이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가족이 되면 좋겠다.
출처: 블로그, 옆집 총각네 놀이터
조금은 후회스럽다. 나의 부모님을 살아생전에 더욱더 많이 안아 드리고, 손을 잡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을 많이 할걸. 노인이 되면 더욱더 사람의 온기가 그리울 것 같다. 노인이 된 부모님은 아들의 손을 잡고 싶었을 것이다. 아들이 안아주길 바랐을 것이다. 많이 안아드리지 못하고, 많이 손 잡아 드리지 못하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