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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찬 Aug 13. 2024

내 차는 빨강

눈발이 날리면서

성시경의 어떤 그리움은 어떤 배고픔으로 들린다


어릴 적 증조할머니의 화롯불처럼

선사시대의 원시인들이 

사냥 후의 집에서 모닥불을 보며

맹수와의 격투 끝에 흥분을 달래는데,

앞차들의 불빛들은

도리어, 거북스러운 긴장감만 몰려온다


차창에 겹치는 네온사인은 킹크랩으로 보여 

식욕을 돋우게 하고

수박이 잘 익었는지 칼로 토막 낸 

차 안의 비상 버튼은 

잠을 깨게 하는 애피타이저


내비게이션의 경로는

아들 소풍 때 말았던

김밥 안의 맛살로

한 입 거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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