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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Jun 10. 2017

네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5

D+15

육아 남자

4일간의 연휴가 끝나고 다시 출근을 했다. 아무래도 4일간의 일상과는 다른 일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난 회사라는 일종의 탈출구가 있지만 와이프는 그것이 없는 게 항상 걱정됐는데, 조리원을 나가면 더 해질 것 같아 걱정이다.


육아는 참 가혹하다. 아이도 온전히 봐야 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아이를 온전히 돌보려면 필요한 돈이 있다. 또 아이를 혼자서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가는 것도 혼자서만 한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그러니 참 가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든다.


조리원 마지막 날, 아침부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윗집 화장실 하수가 천장을 통해서 줄줄 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날 달콤이를 데리고 가야 하는데, 장모님 혼자서 집에서 고군분투하시고... 난 회사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결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결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물 세는 상황을 그냥 두고, 퇴실을 하기로 했다. 저녁에는 달콤이 목욕하는 것을 구경하고...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며, 퇴실을 준비했다.


금요일, 대망의 퇴실 날 집에 와서 달콤이를 케어했다. 아무래도 온전히 우리가 케어하다 보니 훨씬 힘들었다. 특히 달콤이도 상당히 적응이 쉽지 않은지 한참을 헤매면서 잠을 자지 못했다. 투정도 종종 부리고... 집에 오니 더 숨을 썍썍 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5-6시간을 달래고나니 슬슬 적응하면서 쿨쿨 잠도 잘 자고 했다. 단지... 우리 냥이들이 오줌 테러를 이곳저곳에 하느라 가뜩이나 힘든 첫날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제 집에 왔으니 똥 사고 나면 물로 닦아 주고 싶은데, 혼자서는 진짜 못하겠다. 아까 하는데 달콤이만 울리고 우씨-_-;


아참, 금요일 달콤은 드디어 도하가 되었다! 물론 애칭으로는 계속 달콤이라고 부를 예정! 이제 나도 가족관계 증명서에 한 명 더 생겼다. 후후후.


내일은 또 어떤 스펙터클한 일들이 벌어질지.. 두려움이 앞선다 ㅋㅋ


달콤's 외모

이제 몸무게는 3.69kg로 올랐다. 얼굴에는 좁쌀만 한 여드름이 거의 없어졌다.


쌍꺼풀은 점점 더 진해진다는 생각을 나뿐만 아니라 어머님, 와이프도 비슷하게 느꼈다고 했다. 단순 콩깍지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고 느낀다 ㅋㅋ


목욕할 때 봤는데, 참 솜털이 많다. 크크크 아빠를 닮았나 모르겠다.


역시나 방긋방긋 웃을 때 너무 귀여운데, 그것 말고는 배가 고파서 눈을 동그라게 뜨고 입술을 뽀~ 하는 게 정말로 귀엽다.


고양이랑 같이 있을때도 짱짱 귀여움


내일은 또 어떻게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나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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