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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뽕 Aug 22. 2016

"그럴거면 나를 왜 낳았어!!"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니까.....내게 넌 그저 사랑이니까....

"그럴거면 왜 낳았어!!!"


요즘 우리 큰 놈은 기.승.전. 왜 낳았어다. 모든 이야기의 종착역은 왜 낳았어로 끝난다.

그 말이 칼날 같았다.

낳았기 때문에 모든것을 책임지고, 모든것을 감당하며, 어떤 패악에도 자애로우라는 강요같아서 괘씸하고 화가 났다.


나쁜자식....

왜 낳았냐고?

오로지 너를 지켜야한단 일념밖에 없었으니까.....

이 나쁜 자식아.

그 추운 겨울 나를 찾아온 너를 낳지 않곤 안된다는 신념말곤 내게 없었으니까....

네가 내 뱃속에 자리 잡고 작은 심장을 움직인 순간 나는 엄마였으니까....


하지만 못된 내 입에서 그만 비수같은 말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 나두 후회중이다. 너 낳고 이렇게 사는거!!!! 사회와 국가에 미안해하고 있다!!

나한테도 미안하고 우리 엄마한테도 미안하고!!!"

빌어먹을 이런말을 할 생각이 아니었는데....젠장, 망할, 아 또 말려들었다.


입바르게 브런치에 아이를 이해해라, 사랑해라 말할 처지였던가 내가.....


그래도 나쁜 자식.......

왜 낳았냐는 말이 어딨어...... 어찌 낳지 않을수 있었겠니....너를 가지고 내가.....세상의 가치가 전부 너를 향해

아무것도 생각할수가 없었는데.....그때부터 나의 지구는 너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는데....

내가 얼마나 가슴저리게 널 지켜내고 싶었는데.....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너를 혼자 키워도 좋으니...


세상과 담을 쌓고 오로지 너만 보고 살아도 좋으니 지켜주고 싶었던 너였다.

좋은 엄마 아빠 만나 좋은것만 먹이고 좋은것만 입히고 그러지 못함이 순간순간 가슴저려 많이도 울었다.

내가 어려서, 어린 너를 감당치 못해서, 많이 혼내고 많이 때리고 많이 어여뻐 못하고 키운게 켜켜히 맺혀

생인손같이 아픈 자식이 너인데.....


섶을 지고 불속에 들라그럼 두려울까....

너만 잘된다면, 너에게만 이롭다면 나는 두려울게 없다.


그리고 생각났다.

"이럴려고 날 낳았어!!!! 이렇게 아프게 하고 이렇게 상처주려고 날 낳았어?!!!!!!"

하고 패악을 부리던 스무살의 겨울.....

손에 잡히는대로 다 집어던지고 욕이란 모진 욕은 다 퍼부으면서 새파랗게 질린 엄마를 향해 짐승같이

울부짖었던 나의 스무살의 겨울....

아프고 아픈 겨울이었다.

내게는 감당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 어렵게 말을 꺼낸 나를 믿어주지 못하는 엄마에 대한 분노가 불같이 일었다.

당신은 엄마도 아니라고!!

정말 당신같은 엄마를 둔것을 후회하노라고!!!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아무리 내가 아파도, 한번은 엄마를 돌아보아야했다.

그때 엄마는 내 상처보다 더 아픈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때 멈추었어야했다.

자식 손가락에 가시만 박혀도 아픈게 엄마라는걸 그땐 나도 그저 자식이어서 몰랐었다해도.....

그렇게까지 엄마 가슴을 헤집진 말았어야 했다.


분노와 반항이 뒤섞인 아들의 눈빛에서 그날의 나를 보았다.

이렇게 칼날같이 아픈데.....

이렇게 피가 철철 흐르는 것 같이 아픈데.....

세상에 태어나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게 해준 못난 어미인것이 더 미안하고 네 입에서 그런말이 나오게

만들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은데.......


엄마, 내가 너무 잘못했어요.......

한번도 엄마 딸이어서 후회한적 없어.....

엄마가 날 포기하지 않아줘서 결코 쉽지 않은 엄마자리를 지켜줘서 지금 내가 있어....

엄마를 그리워하며 살지 않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자는 잠에도 엄마 얼굴이 생각안나 가슴시리게 살지않게 해줘서 고마워요....


그래도 나쁜 자식......

못된 말 하느라 고생했으니 오늘은 엄마가 맛있는거 해줄께.....

미안해 널 낳은걸 후회한다고 해서....

미안해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미안해 네 손을 놓으려고 해서.....


왜 낳았냐고 물었지?

사랑했으니까....

그것말곤 아무 이유가 없어. 네가 처음 태안에 찾아온 순간부터 단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적이 없으니까... 네가 아무리 말썽을 부려도 속을 썩여도 널 사랑했으니까....사랑하고 있으니까....


단지 그 이유뿐이야. 나의 스물넷...

그 추운 겨울에 만난 조그만 생명이 서른일곱 내가 사는 세상안에 전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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