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이사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생각보다 많았던 상자를 직접 포장하고 나르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틀에 걸친 이사가 끝났다. 교환학생 이후에 가장 힘들게 다가오는 점은 신분과 주거가 덜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이삿짐을 옮겨야 했다. 차를 빌려서 11개의 상자와 10개 가까이 되는 짐들을 옮겼다. 생각보다 오래 골렸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방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다행히 모든 게 잘 마무리되었고, 귀국할 때까지 지낼 곳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학생 신분으로 방을 구하면 훨씬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이전 글에서 쯔비셴미테(Zwischenmiete)를 통해 방 구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학생 신분일 경우, 선택지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룸이라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반 집보다 질이 떨어지지도 않고, 가격은 더 저렴하며 면접과 같은 복잡한 절차도 필요 없다.
나는 기숙사를 쯔비셴미테를 통해서 계약할 당시 재적증명서 스캔 본을 기숙사 사무실에 이메일로 보냈다. 쯔비셴미테로 단기간만 입사하는 경우라도, 기숙사는 학생만 입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독일에서 교환학생 신분이 종료된 상황이었고, 한국의 대학교를 휴학 중인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학생 신분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크게 엄격하게 심사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사용 차량을 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KFZ-Referat라는 이름의 업체다. 차량뿐만 아니라 상자, 짐 운반용 도구 등도 빌릴 수 있다. 괴테대학교 학생증이 있으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차량의 종류는 소형, 중형, 대형이 있는데 나는 소형 차량으로 충분했다. 차량 뒤편의 공간이 넓어서 오히려 공간이 남았다. 짐이 많다면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여권, 독일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 독일에서 6개월 이상 지낼 때 국제운전면허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관청에서 독일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해야한다. 보증금 100유로에 더해 기본 이용료를 현금으로 준비해야 했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짜와 차량을 입력하고 이메일을 기다리면 된다.
혼자 이사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중간에 행인이 내가 다른 차에 흠집을 냈다고 오해해서 경찰관이 와서 확인한 일도 있었고, 수동 차량을 운전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생각보다 많았던 상자를 직접 포장하고 나르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드디어 해방이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했고, 무사히 이사를 마쳤다. 이곳에서 남은 시간 동안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