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공보험의 장점은 처리가 신속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비용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독일 건강보험을 크게 분류해보면 공보험과 사보험이 있다. 공보험은 국가 차원의 보험이고, 사보험은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보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교환학생 1년(두 학기) 과정의 경우, 공보험 가입이 의무사항이다. 나는 독일에서 첫 1년은 공보험(Techniker Krankasse), 두 번째 1년은 사보험(Dr.Walter)에 가입된 상태로 지냈다.
공보험의 장점은 처리가 신속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비용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병원에 방문해보면 내가 공보험에 가입됐다는 것을 전제로 진료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보험은 보험 카드 하나로 절차가 끝나지만, 사보험의 경우 내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추후에 의료비용을 돌려받아야 한다. TK의 경우 앱으로 청구 과정이 간소화되어있어 편리했다.
단점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나는 공보험료로 월 약 111유로(한화 약 16만 원) 정도를 냈다. 반면 내가 가입했던 사보험 유지를 위해 월 41유로(한화 약 6만 원)를 내야 했다.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짧은 기간을 독일에서 머물 계획이라면 사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예산계획을 해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보험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이지만, 보장되는 의료비용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절차도 좀 까다롭다. 독일의 병원에서 진료받기 전 보험 카드를 제출하라는 요구받게 된다. 이때 사보험 가입자는 스스로 돈을 지불하고, 보험사에 그 비용을 청구하는 서류를 따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보험료를 환급받기까지 사보험은 약 3개월, 공보험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정리하자면 비용의 여유가 있고 장기간 독일에 머무는 경우라면 공보험을, 비용 절감이 필요하고 짧은 기간 동안 머물 예정이라면 사보험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행정 처리에 드는 시간도 비용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빠른 처리와 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원한다면 공보험이 나은 선택지다. 비용 절감이 최우선이라면 사보험이 좋겠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보험의 종류를 중간에 바꾸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대학 부설 어학원생 신분이었다. 독일에서 대학생은 공보험 가입 의무가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그런데 어학생은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담당자가 해당 내용을 잘못 알고 내 계좌에서 보험료 인출을 시도했던 일이 있다. 여러 차례 항의를 통해 담당자 실수로 마무리됐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