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로건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준호 Jan 09. 2024

통증(불편함)을 즐기자

통증의 올바른 의미

많은 사람들이 통증이라고 하는 불편한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려고 한다.


두통이 심하면 약을 복용하고, 생리통이 심해도 약을 복용하고, 소화가 안 돼도 약을 복용하고, 속이 쓰려도 약을 복용하고, 어딘가 가려워도 약을 복용하고...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두통이 심할 때, 생리통이 심할 때, 소화가 안되고 속이 쓰릴 때, 어딘가 가려울 때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났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증상도 마찬가지다. 내가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


많이 먹었기 때문에 소화가 안될 수 있고, 늦게 먹어서 소화가 안될 수 있고, 신경 쓸 일이 많아도 소화가 안될 수 있고,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이라서 소화가 안될 수도 있다.

계란이 알레르기 유발식품이라 가려움증이 나타났을 수도 있고, 콩이 알레르기 유발식품이라 가려움증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

전날에 잠을 못 자서 두통이 심할 수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두통이 심할 수도 있다.(소화가 안 돼도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돼지고기만 먹으면 설사한다. 라면이나 피자 같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하다.

그래서 소화가 안되거나 변 상태가 평상시와 다르면

'내가 어제 뭘 먹었지?'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사람의 기억력은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내가 어제 뭘 먹었는지, 엊그제는 뭘 먹었는지 식사일기에 기록해두지 않으면 기억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식사일기를 한 번쯤은 써보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은 마치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너 어제 뭐 먹었는지 기억 안 나지? 잘 생각해 봐. 이렇게라도 안 하면 네가 그 음식(생활)을 계속할까 봐 그런 거야'라고 신호를 보낸다.


간혹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안 먹어 버릇해서, 오랜만에 먹으니 기름기가 많아서 설사를 하는 걸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소고기는 한동안 안 먹다가 먹어도, 기름기가 많은 차돌박이를 마음껏 먹어도 불편한 증상이 전혀 없다. 돼지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먹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속이 더 편한 소고기를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단순히 그 증상을 차단하여 벗어나기보다는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들을 거꾸로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당연히 복용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통증이 나타나지 않게끔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애초에 통증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살아있기 때문에,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바늘에 찔렸을 때 따가움을 느껴야 그 상황을 재빨리 벗어날 수 있듯이 말이다.


통증(불편함)을 느끼면 싫어하는 친구 대하듯 하지 말고, 멘토와 같은 친구처럼 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거진의 이전글 건강하니까 아픈 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