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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Aug 22. 2018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북리뷰-역사

#국가는왜실패하는가 #다론아제모을루 #제임스로빈슨


1.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가의 제도와 사회지도층의 마인드가 국가 발전에 어떻게 얼마나 공헌하는 지, 그것이 어떻게 정치와 경제를 바꾸는 지  알고있다. 역사적으로 그렇고, 최근 50년간 남한의 발전과 북한의 쇄락사를 떠올릴 때 그렇다. 왜 우리가 이렇게 발전하는 동안 북한은 몰락했는 지 이미 뼈저리게 알고있다. 그게 이 책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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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의 중심적인 내용은 이렇다. 국가가 왜 실패하는가. 착취적인 제도로 인해 지배층의 권력유지와 재산증식만을 위해 사회가 운영되고, 그것이 다수의 시민 내지는 백성들을 착취하는 구조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패한다. 착취적인 제도는 사회의 파괴적 혁신을 통한 발전을 저해한다. 왜냐면 파괴적 혁신은 기득권의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기 때문에. 착취적 제도는 착취적인 정치제도와 경제제도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국가로 이행하는 것을 방해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 번 착취적 제도가 정착된 국가는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_그렇다면 국가는 왜 발전하는가. 이런 착취적 제도에서 탈피하여 포용적인 제도를 정착시켰기 때문이다. 포용적인 제도란 무엇인가. 사회 구성원이 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것은 포용적인 정치제도와 경제제도에서 비롯된다. 악순환의 고리와 마찬가지로 포용적 정치경제제도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착취적인 국가로 변하려는 것을 막아낸다.

_이게 이 책의 전부다. 이 내용을 굉장히 다양한 역사적 근거들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일부 아랍국가는 가난한가. 그럼에도 왜 그 지역의 일부 국가는 번영하는가. 왜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처음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산업혁명의 확산이 왜 동유럽에서는 제한적이었는가. 왜 유태인은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는가. 왜 남한은 잘살고 북한은 못사는가. 유럽열강의 식민지배가 어떻게 식민지 국가의 기질을 변화시켰고 어떤 이유로 아직도 그 국가들은 가난한가. 이런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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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솔직히 내 기준엔 딱히 특별한 주장은 아니었다. 저자는 지정학과 국가의 문화차이, 무지가설 등 기존의 국가발전론들을 반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읽으면서그런 기존 발전론들이 딱히 설득력이 큰 이론들이었나 하는 의문이 있었다.

_왜 세종과 정조 시대에 발전하고 예송논쟁과 세도정치가 어떻게 조선이 몰락하는 데 기여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있다. 국사 시간에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배우면서 조세제도를 정비하고 인재 등용을 포용적으로 실시한 왕들 덕분에 나라가 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이미 다 배웠다. 그게 그렇게 특이한 내용인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당연한 얘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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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용적인 정치, 경제제도라는 것은 자유시장을 중시하는 철학이 기저에 깔려있다. 이것은 현재 국제 정세의 흐름을 볼 때 많이 도전받고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시장중심적이고 사유재산제도를 엄격하게 지키는 제도가 물론 국가 발전에 이롭게 작용해왔고 소련이 망하고 미국이 G1국가가 된 이유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20세기까지의 얘기가 아닌가 한다.

_이러이러한 과정으로 세계가 발전해오고 어떤 국가는 실패하고 있다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포용적인 정치, 경제제도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지켜나갸야 하는 지에 대한 내용은 사실 책에 없다. 사례들이 하도 많아서 아 그렇구나 하면서 읽은 게 다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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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자는 도전적이게도 중국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착취적이고 비민주적인 제도를 가진 중국은 현재까지는 공산품 생산과 국가주도형 산업발전으로 성장해왔지만, 포용적인 제도를 가지지 못해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미국은 어떠한가.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고 무역전쟁으로 인해서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그런 내용은 책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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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모범적으로 성장한 케이스다. 군부독재하에 착취적이나 효과적인 경제발전 정책을 통해서 단시간에 성장했으며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나라다. 그런데 실제로 그러한가?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제도를 통해서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발전을 위한 인센티브를 가지고 살고있나. 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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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역사적으로 어떤 나라는 왜 가난을 면치 못했고, 어떤 나라는 왜 발전해왔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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