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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인콜럼버스 Oct 29. 2019

양적완화와 디플레이션, 그 불편한 동거

양적완화와 디플레이션, 그 불편한 동거


양적완화라는 용어는 이미 2009년 이후 10년을 지속한 경제정책 이기에 더이상 대중들에게 생소한 용어는 아니다. 영어로는 Quantitative Easing, 쉽게 말해 묻고 더블로 가는 것이다.


그 자세한 매커니즘은 대중들은 관심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다.

대중들이 궁금한건 오직 양적완화의 결과로 인해 내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미래에 어찌되느냐는 것 일뿐


대중들이 솔깃할 만한 부동산 이야기를 해보자면,

지난 10년 간 전세계 주요국들의 부동산 시장은 정말로 뜨거웠다.

어찌나 뜨거웠는지 홍콩 같은 경우엔 더이상 높아진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시민들이 수백만명이 길거리 시위로 쏟아져 나와 불만을 성토할 정도.


그런데 여기서 대중들은 절대로 이해가지 않는 것이 있을테다.

집값 폭등으로 다들 죽을 맛인데 언론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으니.

특히 이를 가장 걱정하는 나라가 바로 역설적이게도 전세계에서 가장 대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하고 있는 옆나라 일본이다.


일본은 대표적인 '잃어버린 20년' 기간 동안 자산가격이 폭락하며 디플레이션을 경험 했는데

이는 그도 그럴것이 잃어버린 20년 이전의 일본 부동산 버블이 엄청 났기 때문에 겪은 어쩔 수 없는 반작용이다.


일본의 경제호황기, 연일 폭등하기 시작한 일본 부동산 시장은 절정에 다다랐을때는 일본 도쿄의 부동산 가치가 미국 전체의 부동산 가치를 능가 했으니 그 당시의 버블이 어떠했는지 짐작이나 가는가?

이러니 버블의 정점을 찍은 후 부터는 자산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경기 불황에 소비가 둔화되니 일본은 어쩔 수 없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일본처럼 버블이 붕괴되지도 않았는데 왜 디플레를 걱정하는 것일까?

이유는 지난 5년간 전국민의 부동산 가즈아 외침 이후


한국 부동산의 가계부채가 더이상 증가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도달했고,

새로운 국제 회계기준 BIS 도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가계부채 증가에 제동을 건 시점이라

더이상은 정부도 가계부채 증가를 유도해 자산가격 상승에 기인한 경제성장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9/2019090901693.html

따라서 올해 내한한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정부에게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주장했는데,

확장적 재정정책이란 별게 아니다.

정부가 예산을 확보해서 더 많은 돈을 푼다는 것.


경제를 구성하는 3요소인 정부, 기업, 가계 중 에서


o. 가계는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최대치에 도달해 소득이 늘지 않는 이상 더이상 빚을 늘릴 여유가 없고

모든 소득을 주거에 투입해야 하는 가계는 자연스레 소비둔화로 연결되며

소비가 줄어들면 수요가 줄어든 만큼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지 않고 줄어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게 된다.

이것이 현재 전세계가 겪고 있는 구조적 불황의 이유이다.


o. 또한 기업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현상 덕분에 막대한 빚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고 기업의 빚이 급증하고 순이익은 줄어들면서 이미 1년 영업이익으로 한해 이자 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러니 지금의 버블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돈을 풀어야 하는데


0. 남은 것은 오직 정부 뿐이지 않은가?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대통령도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인데,

현 정부들어 가팔랐던 최저임금 상승과 때마침 자동화 바람이 만나 시너지를 이루며

민간에선 빠르게 일자리가 감소했기에 정부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공공일자리를 급격히 늘려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이다.


쉽게말해, 지금 디플레이션 염려라는 것은 다른게 아니라 버블이 터지지 않기 위해 풍선을 더 불어야 하는데

그것을 불 수 있는 주체가 아무도 없으면 풍선이 쪼그라든다는 것을 걱정한다는 것.


이쯤되면

Why. 10년간의 양적완화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지금도 일본과 유럽은 양적완화를 지속중인데)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것일까? 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당시의 하이퍼 인플레

돈을 엄청나게 프린팅 했다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본 이런 상황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상식적으로 돈이 풀리면 물가가 급등해야 정상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신용에 기반한 현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돈의 범위란? 무엇이 돈 인가?

요즘 중앙은행들은 예전처럼 무식하게 현찰만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현찰이란 흔히들 이야기 하는 본원통화(M0)의 일부분일 뿐이지만

돈의 종류는 종이로 프린팅된 현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통화의 종류에는 M0(본원통화) M1(협의통화) M2(광의통화) 에 추가해서 더 넓게는 M3 까지도 분류 하는데

(통화지표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 내용이 훌륭하니 참고 바람)

http://yellow.kr/blog/?p=3594


위 그래프를 참고하면 2009년 양적완화 시작 이후 본원통화량은 급증했으나 M2광의 통화의 증가세는 본원통화만큼 가파르지 못하다.


- 돈은 부채(빚)다.

현재 우리가 논해야하는 돈이란 종이 돈이 아니다.

신용화폐제도에서는 돈이란 바로 신용이다.

신용을 기반해 발행되는 모든 수표, 대출, 따위들이 현자본주의에서는 돈으로 역할한다.


통화량을 늘리는 획기적인 방법은 대출을 늘리는 것인데

우리가 집을 사기 위해 담보대출을 늘릴수록, 차를 사기 위해 자동차 담보대출을 늘릴 수록

대학교 학비마련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록, 시중에는 통화량이 급증하게 된다.


경기가 호황일때는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통화량도 급증하게 되는데

이때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로 시중의 통화량을 제어한다.


반대로 경기가 불황일 때는 소비가 둔화되고 투자가 감소하면서 대출의 수요가 감소하고 따라서 이는 전체 통화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해서 대출의 수요 증가를 유도해 시장에 통화량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있는 신용본위제도이다.


그런데 지금 전세계가 부딪힌 상황은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대출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자율은 역사상 최저치이지만 소비할 여력이 없는 민간은 지출을 줄이고,

지출이 줄어드는 만큼 기업은 파산하고 몸집을 줄이기 바쁘다.


경제의 가장 큰 주축인 민간과 기업이 위축되니 이제는 아예 경제를 계속 앞으로 끌고 가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합심해서 중앙은행이 정부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서 돈을 푸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빌리고 중앙은행은 빌려주고.


그런데 이렇게 풀린 돈들은 아무에게나 향하지 않는다.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통해 주입하는 자본은 극소수 부자들이 독점하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 채권시장으로만 유입되어 이러한 자산 가치는 급격한 폭등을 경험했지만 그외 물가는 풀린 돈에 비하면 많이 오르지 않았다.

만약 중앙은행이 푼 돈들이 모두 시중으로 쏟아졌다면 아마 우리는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 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을 것 이다.


비유를 하자면 부자들이 가진 부동산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이 하나의 그릇이라면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로 푸는 돈은 물이다.

그릇이 물로 넘치기 전까지는 아무리 물을 부어도 물은 밖으로 넘치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그릇이 없는 상태에서 물을 계속 붓는다면 아마 바닥은 물로 흥건(하이퍼 인플레이션)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부동산과 주식 채권시장이 중앙은행이 푸는 유동성을 가둬두는 댐 역할을 한 덕분에

시장의 통화가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지 않고 여전히 지켜지고 있지만


앞으로의 문제는 지난 10년간의 양적완화의 결과로 부동산과 증시는 너무나도 급등해버렸고

이제 부동산과 증시는 엄청난 고평가의 상태까지 도달해버린 것이다.

즉 더이상 물을 계속 따를 수 있는 그릇의 여유가 얼마 남지 않은것.


과연 현 금융 엘리트들은 어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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