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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xley Jul 06. 2023

사랑은 당신의 미소를 보며 당신의 부정을 품는 일


  아들러가 말하길, 모든 고통은 인간관계로부터 나온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모든 사람은 사람에게서 상처받고, 사람을 두려워하니깐. 이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이 사람이 나를 버릴까 두려워하고. 직장이든 학교에서든, 혹은 우리가 속한 어느 단체에서든.     



  짝사랑, 교우 관계, 가족 관계에서 우리는 당신의 애정을 갈구한다. 그럴수록 나는 작아진다. 자존감은 쪼그라들고, 당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냥 크게만 보인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지, 따지고 보면 상대방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당장 볼 수 있는 게 사람이니. 인연은 영원하지 않고, 새사람은 늘 다가온다. 그리고 이것이 착각이라는 사실은 우리는 언제든지 자각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리도 인간관계에서 허덕일까?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많은 이들이 말하길, 인생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했으니. 늘 그렇고 늘 그래왔듯, 우리는 마음의 노예다.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 당신에게 기대하는 마음 모두 말마따나 우리를 지배한다. 당신에게 기대할수록 크게 실망할 수도 있음을 안다. 당신을 좋아할수록 고통받을 수 있단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애정을 주고 축하하고픈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나도 모르게 경계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 사랑할수록 고통받을 테니깐. 나는 멍청하게도 여린 사람이라 상처받는 게 많이도 두렵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마냥 빛만 품고 있지 않다. 사랑은 당신의 미소를 보는 동시에 당신의 부정을 품어내는 일이니. 어찌 보면 사랑은 정도만 다르지 모두에게 애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고통 속에 투신하기로 한다. 그만큼 당신이 좋고, 당신에게 사랑받길 원하니깐.    


 

  그래서 이제는 나도 그곳에 몸을 던지기로 한다. 사랑에는 마냥 젖과 꿀이 흐르지 않지만, 흔한 말마따나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나니. 내가 사랑받으려면 나도 사랑을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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