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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xley Jul 10. 2023

너는 나를 미치게 하는구나?

  너는 나를 미치게 하는구나?   


  

  너는 오지 않는다. 나는 그런 너를 하루 동안 기다리고. 흘러가지 않는 구름을 센다. 아스팔트의 열기를 마신다. 오매불망이지. 나는 너를 사랑하나 봐. 누군가 사랑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말했다고 생각하면, 아마 지금 내 심정은 사랑의 색을 띠고 있겠다,     



  몇 시에 올까. 다섯 시? 일곱 시? 종잡을 순 없어. 나의 할 일을 하며 너를 기다리는 게 나의 할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저분해진다. 주어 따위는 없어. 너를 기다리는 그동안 그 모든 게 너저분해질 수 있으니. 나의 집이든, 나의 발바닥이든, 나의 마음이든.     



  너의 이름을 다시 새긴다. 너를 쥔 사람의 이름을 찍어 누른다. 익숙한 이름이야. 그런데 친해지고 싶지는 않아. 나는 오직 너만 기다리니깐. 그 사람을 기다리는 건 결코 아니야. 나의 모든 혈액을 담보로 내놓을 수 있어.     

  언제쯤 올까.          



-

  평범할 거면 왜 예술을 하느냐는 어느 래퍼의 말.          



-

  걱정하지 마. 불안해하지도 말고. 어차피 안 할 거 아니잖아? 그러니 그들과 그 시간들이 당도했을 때, 그냥 그 자리에서 할 일을 하면 된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을 불안을 흩뿌리고, 나는 빗속에서 우산도 없이 서 있지. 그런데 하나 명심해야 좋은 점은, 너에게 우산을 씌워줄 존재는 오직 너뿐이라는 거다. 걱정하지는 마. 분명 즐거울 테니. 다만 불안은 즐겁지 않을 테지. 그러니 즐기고만 싶다면, 불안을 죽여. 손에 무얼 쥐더라도, 아무튼 그것으로 불안을 도살해.          



-

  우정, 감정, 사랑, 심정, 사정, 순정, 애정, 낭만, 오렌지, 가을과 겨울, 녹조와 욕조, 당신. 모두 안고서 너에게로 간다. 이 지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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