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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들리Ridley Aug 15. 2024

오늘의 주제는 조바심입니다.

리들리 수필

  많고 많은 나의 동기와 친구 중 누군가는 이미 졸업했고, 누군가는 인턴을 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한 회사의 정직원이 되어 있었다. 인플루언서가 된 이도 있었고,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로 꽤 돈을 많이 모아둔 이도 있었다. 굳이 현실에서의 인연이 아니더라도,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면 나와 같은 나이, 혹은 나보다도 적 은 나이에 이미 어떤 성취와 성공을 거머쥔 이들을 볼 수 있다. 부러울 때도, 자극을 받을 때도, 남몰래 배가 아플 때도 있었다.



  나는 나이에 비해 늦게 정신 차린 편이다. 스무 살, 스물한 살에 시작하는 어학 시험이나 대외 활동을 나는 4학년이 되어서야 느지막하게 시작했다. 뭐, 그때까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봤자 지금에 와서 크게 의미가 없는 봉사활동이나 자격증 취득을 띄엄띄엄한 정도였다. 기본 중의 기본 소양인 학점마저도 내가 산 주식처럼 우하향 그래프를 그렸다. 동기와 친구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을 때, 나는 낮에는 잠을 잤고, 밤이 되면 무의미한 킬링 타임 영화를 틀어놓았다. 당시에는 글마저도 쓰지 않았다. 지금 와서 평가하자면, 적어도 모범적인 대학생은 아니었다. 지독한 한량이었지.



  다행히 늦게라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어떤 커다란 계기가 있지는 않았다. 나이와 학년이 차니, 자연스레 조바심이 느껴졌다. 결핍마저도 보였다. 뭐라도 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하나씩 시작했다. 여기서 하나 짚고 가자면, 나는 인간 자체가 꽤 충동적이다. 나의 삶은 늘 일을 크게 벌여두고 수습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충동적으로 어학 자격증을 취득하고, 충동적으로 대외 활동을 지원하고. 그러다 다시 충동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4학년이 된 이후로, 4학년이 되기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벌여놓고 수습해 왔다.



  다행이었다.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이런 성격으로 살아가면 그래도 굶어 죽지는 않겠다는 사실. 늘 궁지에 몰리면 뭐라도 도전한다. 고민을 잘하지 않는 대신 실행을 우선하는 성격은 나를 늘 생존케 했다.



  그렇다고 조바심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의 주위에 는 어떤 성취와 성공을 이룬 이들이 보인다. 자신만의 장기로 돈을 벌고, 사회에서 제 몫을 해나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 비하자면,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렇기에 여전히 나는 벌이고 싶은 일이 많고, 더 성장하고 싶다. 남들이 다 그렇듯, 나 또한 그렇다. 사회에서 제 몫을 해나가길 원한다.



  가끔은 회의감이 느껴지고, 생각이 많아질 때도 있다. 그런데도 괜히 망설여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다. 늘 그렇듯, 고민보다는 이후의 도전이 나를 조바심에서 구출해냈으니. 앞으로도 그런 생각에 지배당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조바심은 두렵다. 그래서 일을 벌인다. 뒷일은 나중에 가서 생각하자. 요즘 내게 엔진과 같은 생각이다. 앞으로 있을 더 많은 도전에서 이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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