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大雪) 장 담그기

by 봉진

2025년 12월 7일(일)

최저온도 -2°/ 최고온도 16°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에 남도는 따뜻했다.

서울 경기 지역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뉴스로만 접하고 아직 나의 첫눈은 내리지 않아 기다리는 중이다. (내가 봐야 그게 첫눈)

서울 사는 엄마는 원래 성격이 급하기도 하시고 남들 김장 소식에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김장을 마치고

남쪽 사는 딸에게 택배까지 보내주셨다. 작년에 받은 김치가 아직도 조금 남았고 김치 냉장고에 다른 식재료가 가득해서 이통 저통 옮기고 자리를 겨우 만들어 올해 김장 김치를 소중히 넣었다.

아직 날이 좀 따셔서 그런지 우리 마을은 김장 소식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작년 이사 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김장철이라 이웃들에게 김장 김치를 받아먹었는데 집집마다 맛은 달라고 전라도라 젓갈맛이 진한 공통점이 있었고 우리 입맛에는 맞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김장은 못했지만, 대설 풍습 따라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전통찹쌀고추장은 만들었다.

찹쌀로 죽을 쑤고 엿기름을 삭혀 깊은 맛을 내는 방식인데 배울 때는 여러 명이 함께 만들어서인지 별로 힘이 들지 않았는데 혼자서 하려니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8시간 정도 불린 찹쌀을 방앗간에 가서 곱게 빻는 것부터 시작했다. 양을 좀 적게 만들 걸 그랬나 후회가 될 정도로 반나절도 안 걸릴 줄 알았던 고추장 만들기는 밤 9시가 돼서야 끝났다.

장맛이 이게 맞는지 여기서 마무리해도 되는 건지 마무리하기까지도 꽤나 망설였다.

마트에서 사 먹는 고추장과 맛을 비교해보기도 했는데, 마트 고추장 맛이 훨씬 달아서 조청을 넣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배운 대로 하고 싶어서 단맛은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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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휘젓고 맛을 보다가 한 톨이라도 흘릴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항아리에 고추장을 채웠다.

항아리에 담긴 고추장을 보니 이제 모든 과정이 끝났구나 비로소 안심되고 벌써부터 나눠 먹을 생각에 들뜨기도 했다. 김장 김치를 나눠 주는 이웃들에게 내년 봄에 맛있게 익은 고추장으로 보답하고 싶다. 김장이든 고추장이든 만들 때는 이렇게 많이 만들어서 언제 다 먹나 싶지만, 나눠먹을 생각에 힘들어도 넉넉히 담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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