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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Apr 24. 2020

미디어 토론의 참맛, 필요성

꼭 해보세요~!!

      

현재 <북렌즈>라는 독서모임을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바탕으로 하고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독서모임이란 것을 알기 전에는 책을 읽은 후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블로그와 서평 카페 등을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그러다 독서토론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여기저기 참여했고, 운영자로 활동하다 회사 동료들과 <북렌즈>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책이 중심이지만 웹툰이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도 종종 텍스트로 활용하곤 합니다.   




독서토론 모임의 활동은 주로 사전에 정한 작품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독서토론, 미디어 토론이라는 말에 ‘토론’이 붙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찬반토론debate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토론은 좀더 유연한 의미로, 각자의 생각이나 감상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작품마다 이야기 주제도 많이 달라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향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임마다 분위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루는 텍스트에 따라 논쟁하는 찬반토론, 각자 의견을 모아 해결 방법을 찾는 토의,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수다가 모두 결합된 유연한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라밸 문화의 확산으로 자신의 취향을 함께하는 모임들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독서모임과 영화모임도 그러한 취향 모임 중 하나죠. 모임마다 다양하게 진행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함께 공유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때에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모임이나 화상 카메라를 활용한 원거리 모임 등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형태가 어떻든 미디어 토론에는 장점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토론 모임을 하면서 느낀 바를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다양한 작품을 알게 되고, 읽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선정한 작품, 모두가 좋아할만한 작품을 찾다보면 나의 취향을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속에서 만족스런 책을 만나면 또 다른 기쁨이 생깁니다. 내가 혼자서는 절대 고르지 않을 작품을 모임을 통해 만날 수 있고, 그렇게 경험은 확장됩니다.      


정리해서 말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려면 조금은 다듬어진 말하기가 필요합니다. 내 생각과 의도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며, 낯선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경험은 소중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한 부끄러움도 극복할 수 있게 되죠.      


상대방의 말을 잘 듣게 됩니다. 

공감을 하든 비판을 하든, 상대방과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서로 공통된 텍스트를 두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더 잘 들리기도 합니다. 나아가 호응하고 질문하는 적극적 경청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듣는 경험이 작품의 감상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작품을 더 꼼꼼하게 읽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을 찾는다거나, 다른 사람이 한 말에 공감할 준비를 위해서 작품을 좀 더 꼼꼼하게 보게 됩니다. 이것 자체가 풍요로운 모임을 위한 준비 과정인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놓친 부분을 알게 되고, 모임 후에도 다시 점검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게 되고 생각이 유연해집니다. 

자기만의 렌즈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 작품을 함께 읽으면 그 틀이 넓어집니다. 내가 혼자 백 번 읽어도 얻지 못 할 생각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각자 쌓아온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그 시간은 매우 소중합니다.     

  

가치관을 확립해줍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더 명료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길을 찾을 때 주변에 있는 건물을 활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사람 사는 데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상대적인 기준이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작품 읽기가 즐거워집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그것도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에너지가 발생하고 즐거워집니다. 그래서 그 즐거운 과정을 준비하는 작품 읽기도 더 즐거워집니다. 작품이 별로라도 토론 모임은 재미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 재미없던 작품마저 다시 보게끔 하죠. 약간의 긍정적인 부담감과 함께 용기 내어 미디어 토론 모임에 참여해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미디어 읽고 쓰기> 이승화 /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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