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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Feb 02. 2017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

모든 만족도의 기준

어마어마하게 많은 강의를 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에 있으면서 매달 고정으로 신입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정해진 제품 교육이기 때문에 전달하는 내용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수강하는 선생님들도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비슷한 연령대의 분들이, 비슷한 목적으로 입사하셔서 정규 과정으로 교육을 듣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매번 반응은 달랐다. 시작할 때는, 그냥 겉으로만 봤을 때는 크게 다르지 않은 정경이 눈앞에 펼쳐지지만 1시간 이후의 분위기는 천지차이다. Up과 Down을 매달 오고갔다.


 내 컨디션이 문제였을까?

정해진 내용이었고, 빠듯하게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컨디션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굳이 실험 조건으로 따지자면, 강사인 나와 강의 내용은 매번 똑같으니 '통제변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매번 달라지는 것은 수강하는 분들이니, 수강자들을 '독립변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이러한 실험으로 매번 달라지는 강의 분위기, 만족도를 '종속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분석 결과 수강하는 분들에 따라 강의의 만족도가 '좌지우지'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오, 마이, 갓!


 이분들의 만족도 또한, 좋아하는 스타일과도 괸련이 있지만, 듣고 싶은 내용을 들었을 때! 만족도가 높았다! 어떤 분은 제품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한 설명을 원했고, 어떤 분은 실제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Tip을 원했으며, 어떤 분은 제품의 이론적 배경과 같은 지식적인 면을 원했다. 같은 제품 이야기인데도. 각자 원하는 부분이 달랐고 그 부분들이 충족됐을 때 만족도가 높았다. 


등이 가려운데, 태국에서 유명한 발 마싸지사를 모셔온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등을 긁어줘야지!




 자연스럽게 책으로 이야기를 가져오면, 더 이해가 쉽다. 보는 사람마다 책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다. 사람에 따라 글자가 다르게 나타날까?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글자가 있듯이? 다르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다르게 보일 수는 있다. 독자에 따라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나름대로 해석하니까. 나아가 내가 그 책을 통해서 얻고 싶은 바를 이루었을 때, 더욱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결국 기대에 - 부응했을 때 -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이는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아 다음 경험을 유발한다.


저 대상에 대한 절대적 평가는 내려놓자. 내가 무엇을 기대(목적)했는지 인지하고, 저 대상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존재인지를 확인하자. 지금은 내 기대(목적)에 어긋난 저 대상도 다음 내 기대(목적)가 바뀌었을 때에는 다시 반가운 존재가 될 수 있다.   


                                 

홈페이지: www.booklen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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