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화 Mar 01. 2017

[강연] 독후감과 서평, 독후감의 가치!

                                                                                                                                  


 많은 분들이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따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나마 인식하는 분들은 독후감은 학생들이 쓰는 것, 서평은 어른이 쓰는 것. 서평이 좀더 고급스러운 글쓰기다, 정도이다. 사실 지금도 많은 책들이 다양하게 이 단어를 사용하지만, 간단히 사전의 정의부터 보겠다.



독후감
책을 읽고 마음에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한 글. - 위키백과 


- 우선 순위: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부분, 필터링 X

- 쓰는 방법(예)

: 책을 읽게 된 동기 / 내용 정리 / 인상 깊었던 부분 / 감상 및 느낌 


서평 
일반적으로 간행 된 책을 독자에게 소개 할 목적으로 논평이나 감상 등을 쓰는 문예 평론의 한 형식. - 위키백과


- 우선 순위: 저자의 의도와 책의 핵심, 필터링 O

- 쓰는 방법(예)

: 간단한 작품 및 작가 소개 / 내용 요약 / 발췌 및 해석 / 추천 대상과 이유


 책을 읽고 뭔가 끄적끄적, 글을 남긴다는 의미에서 둘은 비슷하다. 하지만 목적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 이는 '서평' 그 자체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소개할 목적으로서 글을 쓰기 때문에 조금은 절제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선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게 마련이다. 그래서 쳐내고 덜어내고 담백하게 만드려고 한다. 먹기 좋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다르게 '독후감'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글쓰기다. 지극히 주관적인 글쓰기. 객관과 공정성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내가 느끼는 바를 자유롭게 쏟아내면 된다. 그렇게 어떤 타인의 시선도 최소화하며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솔직한 글쓰기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냥 나만 맛있으면 된다!


 이렇게 비슷하지만 다른 두 글쓰기.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독후감'의 가치를 폄하하지 말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상문과 일기 같은 개인적인 글쓰기는 거쳐가는 것이고, 더 수준 높은 서평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많은 글쓰기 책들도 그렇다. 심지어는 '더이상 독후감을 쓰지 말고, 서평을 쓰자!', '지금까지 내가 쓴 것은 독후감에 불과했다!, 이제 서평을 쓰자.'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가 심리적으로 주관보다는 객관, 사적인 것보다는 공적인 것을 더 우월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쉽게 '공과 사를 구분하세요!'라고 할 때는 어떤 상황인가.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끌어올 때이다. 사적인 상황에서 공적인 이야기를 가져올 때 '공과 사를 구분하세요!'라고 하는 일은 보지 못했다. 이런 개념은 집안 일보다 회사 일이 중요하고, 가족 식사보다 회사 회식이 중요하다는 그런 의식과도 이어지는 것 같다.


 뭐 돈을 벌고 밥을 먹고 살아야하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의 독서마저 '공'적일 필요가 있는가. 오롯이 나의 감상을 표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전제로 다듬을 필요가 있는가. 전문 서평가라면 모르겠지만, 책을 잘 요약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주려고 애쓰기 보다 책을 마음으로 읽고 이해하고 감동하는 것이 우선이 되었으면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개인개인이 독후감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갈 때, 공적으로도 바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정 쑥대밭인 가정전문 상담사... 불행한 행복전도사... 운전면허증 없는 차 딜러... 라고 할까.. 타인을 전제로 소통을 하고자 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나와의 소통을 등한시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독후감'을 강력하게 권유한다. 밖에서는 가면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는 좀더 나와 친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홈페이지: www.booklenz.com


https://youtu.be/wI6HQdt8394



                                 

매거진의 이전글 [강연]'인상깊은 것'이란?, 나만의 주체적 의미부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