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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정 Feb 13. 2023

악몽은 시애틀에서(3)

경찰은 오지 않고, 믿을 건 대사관뿐..

결론부터 말하면, 그날 경찰은 오지 않았다. 우리나라라면 신고 당일에 바로 경찰이 와서 사건조사를 할 텐데.. 미국의 경찰은 이 정도의 사건으론 출동하지 않는단다. 이것도 궁금해서 다음날에 경찰서로 직접 걸어가서 들은 내용이다.     


나와 남편 : 어제 저희가 도난사고를 신고했는데 경찰이 오지 않아서 걱정돼서 왔어요.

미국경찰왈 : 아.. 우린 그 정도로 출동하지는 않아… 혹시 … 사람이 총에 맞았니?

나와 남편 : 아니.. 요?

미국 경찰 : 다행이다. ^^ 너희가 당한 차량강도는 미국에서 너무 흔한 일이라서...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 여기 건수가 거의 10배 가까이 늘었거든… 앞으로는 조심해!! 그리고 우리 오늘 행사 있어서 이만 가볼게 안녕~

나와 남편 : 네? O_o? 네!      


아.. 사람이 다쳐야 오는구나.. (ㅋ) 그건 또 몰랐네.. 그 후 경찰은 우리가 시애틀을 떠난 이후에야 수사를 왔다고 같은 피해자인 인도인에게 들었다. 우리는 주말 동안 경찰의 말처럼 ‘그래 미국에서 폭행 안 당하고 총맞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그냥 이정도인 것 만으로 감사하자’며 멘탈회복에 힘썼고, 이왕 더 머무르게 된 거  구경이라도 실컷 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 Space Needle Park (1) / Space Needle Park (2) / Kerry Park
왼쪽부터 : 시애틀 한국대사관 / 여권재신청중 / 끝나고 한식


그리고 대망의 월요일. 우리는 우체국에서 메일을 산 뒤, 오전 9:30분에 대사관에 도착했다. 긍정으로 무장해서 그런지 사진으로만 보면 여권을 도난당한 사람의 뒷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ㅋ)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대사관에 방문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대사관의 첫 이미지는 우리나라의 동사무소와 비슷했다. 칸막이 너머에 앉아있는 공무원들과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민원인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국말로 응대하는 모습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구비서류를 작성하고, 여권사진을 찍고, 새 여권을 받을 주소를 적고 나니 여권신청은 15분 만에 끝이 났다. 역시.. 한국 행정의 힘. 미국에서 민원업무를 보면 우리나라 업무처리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실감하게 된다.

(미국 관공서를 몇 번 가보며 뼈저리게 느낌..) 차 수리도 유리창만 갈아 끼우면 돼서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그래 이제 다시 출발이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로드트립을 떠났다. 앞으로의 여행지는 Yellowstone National Park, , 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 Minneapolis 총 3군데! 

‘액땜한 거라 생각하자. 이만하길 천만다행이야!’ 우리는 이제 다시는 차 안에 짐을 두지 않기로 하고, 앞으로 머무는 호텔도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여 머무르기로 했다. '그래 다시 가는 거야!'라고 호기롭게 출발한 우리.

시애틀을 벗어난 지 40분이 지났을까? 차에서는 갑자기 팅팅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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