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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May 02. 2016

어느 못난 엄마의 고백


거울을 제대로 들여다 본적이 없습니다


내가 처해있는 현실들이


내게는 너무 벅차고 힘들어서


제대로 들여다볼 용기가 없었습니다





난  항상 나만의 생각에 잠겨있었습니다


마치 몸은 이 세상에 있지만


마음과 정신이 다른곳에 가있는것처럼요





때로는 이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몰려올때도 있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곧,


언제가는 내게도 '죽음'이  올거라는 생각때문이였지요




그렇게 제 마음과 생각은


뜬구름 같이 떠 있었습니다


어디에도 '제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 하루 살아가는 육체뿐이였습니다





결혼으로 내 삶이 바뀌길 바랬지만


그것도 내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생각도 못한 쓴 '현실'들이 다가왔지요


전 더 현실을 외면하고 저만의 세상을 만들었지요




첫 아이도 그리 기쁘게 가지지 못했습니다


아이마져도 제 마음대로 커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아이가 가장 제 맘대로 안되는 존재더군요




그저 먹이고 재우고 입히면 크는줄알았습니다


그저 알아서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이였습니다

 

 아이마져도 제게는 버거운 '현실'이라


외면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 아이가 아픕니다


그냥 다른아이들보다 늦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이의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답니다.....


그동안 제자신도 모르게


그 어린 가슴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줘버린걸까요




언어치료..심리치료..인지행동치료.....


이 모든것이 제 아이에게 내려진 '진단'입니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전 제 아이를 '정신적으로 방임' 했던것입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순 없었습니다


중요했던 시기를 다 놓쳐버려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이제라도 알게 된것에


치료하면 나아질수 있는 가능성에




상처준것도 엄마였지만


그것을 치료해줄 수 있는 것도 엄마라는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시다




내 아이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부족한 엄마여서 미안해


그래도 사랑한단다 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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