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 일줄 알았죠
신은 인간에게 감당할만큼이 고통을 준다는 말을 난 믿는데
나를 너무 과대평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저의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아주 느리게 자라고 있어요
전문용어로는 '발달지체'라고 합니다
지금이 어쩌면 아이를 키우며 가장 걱정이 없는 시기일텐데..
그저 주말되면 공원에서 뛰어놀고
가끔 감기걸려 걱정하고 넘어지면 걱정하고 밥안먹으면 걱정하고
말을 안들어서 조금 힘들지만
가장 걱정없이 놀 수 있을 때가 지금 밖에 없을텐데
저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고민을 안고 있는 것 같네요
제가 이런데 더 아픈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은 어떨까요...
참으로 존경스럽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어떨지 참 애처롭네요
조금 나아지는 것 같으면 다른 문제가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문제가
어느덧 나의 아이는 '문제 덩어리'가 되어버렸어요
동네 아는 아이에게도 반가워 보이는 미소를
마음의 걱정과 근심, 책임감과 죄책감등으로 얼룩진 내 마음으로 인해
진작 내 아이에게는 보이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부모가 되고나면 세상에서 가장 잘한일이 아이를 낳는 일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내 아이는 언제 나에게 기쁨을 줄까... 행복을 줄까.....
한참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사실은,
내게 온 것만으로도 감사한 아이라는걸.....
존재만으로도 사랑해야하는 아이라는걸.........
부딪히는 현실에 지쳐 또 잊고있었네요
아이를 키우는건 너무 어렵고 참 답도 없지만
한가지는 점점 확고히 알아갑니다
아이에게 그저 "사랑"과 기다림" 이 두가지만 잘해도
아이는 쑥쑥 잘 자라난다는 걸요
콩나물을 키울때 물이 다 밑으로 다 빠져버리고 말지만
어느덧 콩나물은 쑥쑥 자라는 것처럼
조금 느린 아이를 키우는건
때로는 밑빠진 독에 물붇기 같은 심정이 들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해요
아이는 지금 이순간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