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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Aug 09. 2021

어떻게 해야 먹먹함을 흘려 보낼까..

아가씨시절 연애후 이별했을 때

슬픈 노래 들으며 내 마음을 위로했는데

결혼해서는 그 어떤 이별노래도 구슬픈 가락도

가슴을 후벼팔 일이 없었다

그런데 그 모든 슬픈 노래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마침 홧병이 걸려있는 것처럼

명치가 답답해서 맥주 한잔을 들이켜고

뭔가 체한 것처럼 속이 불편해서  찬물을 들이켜도

지금처럼 슬픈 노래에 눈물이 쏟아져도


이 먹먹함이 해결되지 않는다

아주 조심이 조금씩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실감과 슬픔이

나를 적셔놓는  듯이

자꾸만 내 일상 속에 불쑥 찾아온다


가족들은 아빠 장려치르고 삼삼오오모여

울기도 웃기도 하며 맘껏 아빠 이야기 했다는데

난 이사와 공사로 함께하지도 못하고

나름 공사도 큰일이라

남편과도 아빠 얘기를 실컷 못했다


이제 와서 누구한테 실컷 이야기해야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

조금은 뒤늦게 찾아온 나의 슬픔이 먹먹함이

다른 가족들 마음을 아프게할까..슬프게할까..걱정이 된다


그렇다고 친한 친구나 지인에게 말하기엔

나의 슬픔이 완전히 공유되지않고

마음 아픈걸 들켜 걱정시킬까봐 조심스럽다


남편은 이사 후 직장을 옮기고 너무 바쁘기도 하고

자기 부모님은 아니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본인도 아직은 겪어본 일이 아니라서 인지

나를 어떻게 위로하고 살펴야할지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남편자체도 장인어른과 마음 속으로 이별하며

오만가지 감정이  다 지나가는 건지..


어디도 이야기하기 어려울 때

그냥 열살 아들을 앞에두고 얘기한다

오늘은 외할아버지가 너무 생각난다 보고싶다고

아이는 그냥 나의 말을 들어만 줄뿐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반응해주지도 못하지만

아이 앞이라 조금은 담담하게 얘기하게 되고

말한것만으로도

조금의 마음이 흘려보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임시방편일뿐

완전히 해결되진 않는다


혼자서 이 슬픔을 꼴딱 삼야하는지

누군가에라도 전화를 해야하는지


도무지 먹먹함이 해소되질 않아

부질없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글이라도 쓰게 되는 것 같다


요즘 따라 아빠 사진을 다시 못 보겠다

동생에게 아직 아빠 동영상 보내달라 소리도 못했는데..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서

아직은 도무지

너무 보고싶은데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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