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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Aug 14. 2021

물놀이 좋아 하신던 아빠

올해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가지않았다

코로나너무 심해지기도했고

신랑이 이직으로 회사가 너무 바빠 주말에도 근무하기도 했고

주택으로 이사와서 수영장하나 설치해주고

아들은 원없이 물놀이 하기도 했고


사실 무엇보다 어딜가 신이나서 놀 수 있을까 싶었다

유난히 물을 좋아하시던 아빠..

나도 아빠를 닮았는지 물놀이를 아이만큼이나 좋아한다


가족들이 여름마다 자주가는 근처 계곡이 있는데

거기가면 아빠는 다슬기를

페트병 한가득 잡아오셨다

엄마는 그걸 삶아 하나하나 다까서 초장과 주셨는데

정말 별미였다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으면

항상 거기 하얀 새우가 같이 걸려와서

집에 어항에 키우기도 했었다


그런 추억들이 가슴 저밋 저밋지며

물놀이 가면 물에 사는 내가

올해는 물놀이 생각이 전혀 나지않는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쏟아져서 일까

아니면 너무 집에만 있었다고

주말에 오랫만에 쉬는 신랑이

가까운데라도 물놀이 갈까 하는 말 때문이였을까


아빠가 너무 보고싶다

목소리도 너무 듣고싶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어나지도 않았을 동생에게

아빠 동영상을 부탁했다


사실 그간 동영상을 볼 용기는 도저히 나지않았는데

오늘은 보고싶어 견딜수가 없네..

사진으로는 도무지 채워지지가 않아서.....


아빠를 보내드리는 동안

너무 슬픈순간마다 그렇게 비가 쏟아졌었다

49재때도 며칠간을 하늘이 뚫린듯 비가 내렸다

'아빠가 참 가기 싫으신가보다...'

삶을 즐기시던 아빠셨기에..

너무도 앞으로도 하고싶은게 할게 많으셨던 아빠셨기에..

생각치도 않게 갑자기 하늘로 가셔야했기에


비오는 소리 참 좋아하는데

당분간은 아주..

슬프게 들릴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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