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ana Aug 14. 2021

17초짜리 동영상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동생이 아빠가 담긴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핸드폰을 바꾼지 얼마안되어서

나머지는 앞에 쓴 핸드폰에 있고

지금 핸드폰에는 자기딸과 함께 찍힌

동영상 하나밖에 없다고 보내왔다


17초짜리 동영상에 아버지 목소리는

아쉽게도 5-7초 정도밖에 들을 수 없었다


손재주가 좋으셨던 아빠는

그 날 큰 조카 침대를 고쳐주시러 갈 참이였나보다


너무나 당연했던 아빠의 얼굴이

함께하던 당연했던 일상이

늘 전화만하면 오시던 발걸음이


다시는 볼수없음이

다시는 들을 수 없음이

다시는 함께 할 수 없음이


나의 슬픔은 다시 거스러올라가

응급실에 뇌사판정받고 누워계시던

그때로 돌아갔다


우리 모두 멍청하게

그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호흡기를 단채 잠자는것 같았던 아빠의 모습


장기이식을 결정했을 쯤엔

호흡기를 오래 달고 계신지라

입술도 혀도 다 말라버려서

가슴이 아팠는데


거의 마지막 보내드리게 되었을때 모습과

처음 아빠의 상태를 알게 된 그때 모습이

교차되며 떠오른다


17초 밖에 안되는 그 동영상 하나를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그리움을 달랠길이

보고싶은 마음을 해소할  방법이

지금은 이것밖에 없네.....

매거진의 이전글 물놀이 좋아 하신던 아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