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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Oct 22. 2021

체한듯  그리움이 목에 걸리다

엄마가 오시면 아빠가 돌아가신게 더 실감 날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엄마랑 아웅다웅 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빠 생각이 날 겨를도 없었다

엄마도 나도 조금 적응이 되고 나니

문득 그리움이 몰려왔다


그리움은 체한듯 했다

갑자기 찾아왔고

뭔가 속에서 걸려서 나오지 못하는 듯

마음껏 슬픔을 꺼내도 될텐데

그냥 그러면 안되는 듯

울음을 삼킨다


어제 처음으로 꿈 속에서도 아빠가 돌아가신 모습이였다

살아계신 모습이거나

최소 병상에 누워  계신 모습이였는데


아빠 기제사를 지낸다고 작은아버지네가 오신 상황인데

너무 슬퍼 마주하기 싫은 마음에 방에 쳐박혀있는데

밥먹으로 나오라는 아빠 목소리가 들려 뛰쳐나갔

아빠의 영혼이 친척과 가족사이에 앉아서

음식을 드시고 계셨다


그런데 그 모습이 산신령처럼 혹은 도사처럼

수염도 길고 머리도 단발길이로 길고

수염도 머리도 새하얗게 희어있었다

그 모습도 코믹한 느낌이였는데

너무 즐겁고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계셨다


눈물이 나는데 웃음도 났다

너무 슬퍼하지말라는 아빠의 배려셨을까


정말로 뜬금없이

아빠가 정말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게 실감이 난다

그 슬픔이

그리움이

체한듯

목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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