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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Nov 02. 2021

눈물이 터지는 날들

손글씨 하나가 이렇게 소중해질 줄 몰랐습니다


카톡에 (알수없음)으로  뜨는 대화들이

이리도 슬프고 그리울지 몰랐습니다




한번씩 단체톡방은 정리를 하곤하는데

가족방을 정리 안한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워지면 가족 단체 톡방을 쭉 훑어보는데

아빠가 남기신 글들중에

나도 왠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터지는  구간들이 있다


정년 퇴직후에도 실내인테리어 자격증 따셔서

군부대안에서 2년간 일하시 

그 후에도 손재주가 좋으시다 보니

멀리는 아니지만 근처 지역에 일을 나가러 가셨다

또 끝나면 당분간 집에와서도 쉬쉬다가 하시다보니

그져 다른데  계실것만 같은 아부지...



평범하게 일상을 살다가

그리움이 슬픔이 일상이듯 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지는 날이 있다

가슴속이 너무 시려온다


엄마가 우리집에 오신후

좋은것도 있지만 부딪히는것도 사실 있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여러가지 상황에 스트레스가 있었나보다

오늘 엄마가 외출하시려 나가시는데

마침 마당에 있었는데도

엄마 얼굴은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다녀오시라는 인사만 성의 없이 했다

불연듯 '이게 만약 마지막 모습이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

마음에서 물어오는 질문이 들린다


뭔가 가족들과 부딪히는 그런 순간들이 오면

'나도 모르게 이순간이 이사람과 마지막순간이라면

난 과연 어떻게 할까?'

그런  생각이 뒤늦게 문득  들곤한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내가 할 행동과 말이 분명 달랐음을 인정하게 되고

진짜 중요한게 무엇이였는지 느끼게 되고

가족끼리는 용서하지 못할것이 없구나  생각하게 되고...

그리 깨달으면서도

그 순간에는 하찮은 인간이기에 감정이 앞선다


엄마와 부딪힐때마다다 자꾸

'나중에 무슨 후회를 하려고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드는건

부모는 기다려주지않고

죽음엔 순서가 없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어야할까를 한번도 고민한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좋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아직 나의 외할머니께서 아주 정정히 살아계시는데

워낙 건강하시고 나이드셔도  고으셔서

저래 늙어가는게 로망이다  생각한적이 있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사위를 먼저 보내게 되시게 된게 아닌가..

그게 어쩌면 자식이였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런 생각하다보니 장수가 과연 축복인가 그런 합리적인 의문이 드는것이다


주변에 친정아버지 먼저 보낸 지인들은

오랜 지병으로 돌아가신분들밖에 아직 없는 상황

역시나 나와는 마음이 달랐다

부모의 죽음을 준비했다는 점

오랫 지병으로 모두 지쳐있었다는 점

그래서 그리움의 성질이 나와는 좀 달랐다

그러다보니 아빠의 죽음이 갑작스럽긴해도

'나쁜죽음'은 아니였다는 인정이라해야할지

위로라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본인도 가족도 고생하지않았다는 것에

그리고 그리움이 마음에 제일 많다는 것에

한편으로는 감사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갑작스러운 이별에 당해낼 재간은 아직 없는것 같다

이런 이별은 처음으라

서로 배려한다고 슬픔을 감추다보니

남편하고도 서로 오해가 있단걸 며칠전 얘기하다 알기도 했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는  걸 알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는

어떤 날들...


(그래서 인지 오늘 유난히 더 주저리 주저리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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