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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Nov 02. 2023

파일럿 방송의 시작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이야기는 스포일러를 보함하고 있습니다.



책상 앞으로 돌아온 나는 잠시 멍청하게 눈만 깜박거렸다.

'비류가 30분 안에는 돌아올텐데..?'

어떻게든 그 전에 소설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지배했다. 하지만 당황해서인지 시스템 오류 때문인지 아무리 집중해서 소설을 읽어도 몰입 스킬이 발현되지 않았다.


1분이 한시간 같은 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물론 내가 소설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면 난감한거야 나보다 비류 쪽이겠지만 이제야 드디어 소설 속에 인물로 살아볼 경험을 할 수 있을꺼라 기대하던 나 역시도 아쉬운 입장이였다.


'침착...침착하자... '몰입(沒入)'스킬은 말 그대로 소설에 온전히 몰입되었을 때 발동한 것이 아니였던가..'

나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소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오류가 복구되었습니다.]

[몰입(沒入)Lv3.이 발현합니다.]


우연한 일지도 모르지만 마침 메세지가 뜨며 스킬이 발현되었고 나는 잠시 어지러움증을 느끼고는 다시 지하철 역 안으로 돌아와있었다.

'휴...'

그나저나 시간이 얼마나 지난걸까.. 늦지 않았어야 할텐데...


"제..제가 왔습니다. 방송은 이제 5분 뒤에 시작될 것입니다. ..우선 그 전에 알려드릴 것이 습니다."

다행히 방송 시작전 소설 안으로 들어온 듯 했다.  마침 자리를 비웠던 비류도 내가 현실로 돌아가며 잠시 사라졌다는 걸 모르는듯 였다.


"그.. 마..말씀하신데로 '썸네일'도 만들고 그걸 통해 새로운 코..코인시스템에 대해도 알렸더니 미미하게라도 방송 전에 반응이 좀 있긴 합니다."

"그래? 반응이 어떤데??"

사실 나도 막 던져본 말들이였다. 솔직히 비류 방송이 원래 주목받던 방송도 아닌데다 인간세계에서나 통하던 방식이 성좌들에게 통할지는 확신이 없었다.

"'유희찾기'를 위해 제 채널을 보던 성좌들이 '리액션 코인'제도에 관심을 가지시더라구요. 바..방송전에 할인도 한다고 하니 미리 코인 넣으신 분들이 계십니다. 좀 자잘한 '리액션들'라 코인이 큰 편은 아니지만..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지금 능력치들이 하나같이 다 너무 낮으셔서 큰 리액션을 원하는 분이 있으면곤란을 것입니다."


나도 비류의 그 말은 완전 동의였다. 지금 상태로 '괴수에게 겨우 버티기 3분'같은 리액션을 원하는 성좌가 있다면 3분은 커녕 3초만에 잡아 뜯겨 먹힐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 외에 '코인 복권'이나 '코인 경매'에 관심가지는 분들은 없으신가?"

"아~~ 아무래도 이런 코인시스템이 없었다 보니...그래도 생소한 코인 시스템 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성좌님들은 계셨습니다. 아직 '코인 복권'에 코인을 넣으신 성좌는 안계시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화신 보지도 않고 떤 정보 없이 코인을 넣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참! 그나마'코인 경매'에 코인을 넣은 성좌분 한분 계십니다."

"오~~진짜? 얼마나 들어왔는데?"

"그..그게... 100코인.."

"응??"

지금까지 비류 표정이 나름은 좋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경매에 들어온 코인이 너무 작아서 당황스러웠다.

"자..자산이 워낙 없던 성좌님이셨는데... 적은 비용으로 화신을 소유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싶으셨는지 방송전에 코인을 넣으면 '우선권'을 드리는 조건도 있고 해서 아무도 코인을 안 넣을 때 선점해보려고 생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러면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경매에 2~3명만 있어도 서로 경쟁이 붙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처음 시작은 당연히 낮은 금액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그 금액이 생각보다 훨씬 낮은데다 아직 경매에 코인을 넣은 성좌도 하나 뿐이라니... 첫 번째 시나리오가 끝나고 그 성좌의 화신이 되어도 문제다. 그 정도 자산이 없는 성좌라면 자신의 화신에게 후원하는 코인이 매우 짤 수 밖에 없을 것 아닌가.

"그..그래도 화신의 배후성으로 낙찰 될 수 있는 최소의 코인은 적어두었으니 그 금액에 낙찰되지는 않으실껍니다."

비류, 생각보다 준비성이 철저한 녀석인데? 하찮긴해도 화신인 내가 금방 낙찰되어버리면 '화신찾기'성좌들의 관심을 사기 어려울테니..어쩌면 비류 자신을 위한 대비였는지도 모겠다.


"제게는..제 채널에 과..관심을 가지는 성좌분 계시다는게 제..제일 중요합니다사..사실 제 채널 오픈 기다리는 성좌님들도 3분 정도셨습니다. '섬네일'보고난 후  방송 기다리겠다는 성좌님들이 몇 분 더 계셨지요. 처음 예상 했던 것보다는 채널 열었을 때 들어오는 성좌님들 수가 많을 듯 합니다.시다시피 성좌분의 수가 적어 채널이 폐쇄된 적이 있는지라...제 채널을 봐주는 성좌님 수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비류는 다행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히려 처음 시나리오때 최대한 많은 코인이 필요한건  인듯 했다. 체력, 근력, 민첩력이 모두 너무 낮았기에 조금씩은 올려두어야 시나리오를 해결하는데 그나마 어려움 덜 할텐데...

"이..이제 시..시간이 되었습니다. 방송을 열겠습니다."

"알았어. 나도 준비됐어."


[#BIR-3642 채널이 열렸습니다.]

[성좌(星座)들이 입장합니다.]


채널이 열리자 반짝이는 별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별 빛은 바로 채널을 시청하는 성좌들의 수. 별 빛 수를 세어보니 13개. 비형의 최초에 채널에 입장한 성좌수가 21분이였던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숫자이다.


[메인 시나리오가 시작됩니다.]

[메인시나리오 #1 -  가능성 증명

분류 :  메인

난이도 : z

클리어조건 :  약수역에서 충무로역까지 그 누구에게 들키지 않고 이동하라.

제한시간 : 60

보상 : 200코인

실패시 : 사망


그렇다. 비류입장에서 이번 파일럿방송이 성공하지 못하면 나라는 존재는 쓸모없어진다. 그러니 실패시 사망해도 아쉬울 것 없겠지...


그런데..소설 속에서 사망해버린다면.. 난 어떻게 되는걸까? 김독자는 역시 주인공 답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소설 속에서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죽으면 끝이다.


물런 죽는다해도 현실은 아니니 그냥 다시 소설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아쉬울 것 같았다. 받은 시나리오를 볼 때 나는 약수역에 있는 듯 했다. 주인공이 있는 역은 금호역.. 아직 주인공을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시나리오의 진행 상황의 차이가 있겠지만 타이밍 맞다면 충무역으로 이동했을 때 그 곳으로 게되는 김독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충무로역에서 벌어지게 될 일은 소설 속에서 이미 읽었기에 어느정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곳 약수역이였다. 소설에서 이 곳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었기에 어떤 인물들이 있는지 이곳의 상황은 어떤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주인공인 김독자는 등장인물의 '특성창'을 열어 볼 수도 있고 그 인물의 속마음을 기도 하며 때론 등장인물의 스킬을 일부 쓸 수 있는 등 여러가지 능력을 통해 미션을 해결해간다. 무엇보다 자신이 읽은 '멸살법'을 십분 활용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지금 유일하게 알고 있는 약수역의 정보라고는 '땅 강아쥐'무리가 즐비했다는 것 뿐이였다. 지금 내게 준 시나리오가 단순해 보이지만 절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였 던 것이다.


시나리오의 이름처럼 '가능성 증명'이란 성좌들에게 화신으로써 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비류에겐 '계약자'로써의 나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의도 분명히 있다.

지금 무엇이든 보여줘야할 것이다. 문제는 내 너무도 하찮은 화신이라는 것.. '누구에게도 들키지'않는다는게 즐비한 '땅강아지'는 고사하고 사람에게라도 안들키고 살아서 지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였다.


김독자는 자신이 읽은 소설을 잘 활용해 초반부터 메뚜기 알을 터트리며 모은 코인을 체력에 투자하여 위기를 극복다. 나 역시도 초반부터 체력이나 근력이나 민첩성등을 올려야 지만 내가 아는건 '전지적 독자 시점'이지. 김독자가 읽은 '멸살법'이 아니다. 코인을 얻을 다양한 방법을 김독자 만큼 알리가 없다. 그나마 김독자가 소설 속에서 활용한 방법들도 모두 기억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아... 이래서 사람들이 '멸살법'소설도 읽어보고 싶다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내가 만약 '멸살법'의 이야기를 안다면.. 조금이라도 더 잘 해쳐나갈 수 있을텐데...'

그 였다. 작은 창이 다시 메제지가 떠오른 것은 ,


[새로운 스킬 상상력(想像力) Lv1.이 발현됩니다.]   


응? 이게 무슨 스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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