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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Jan 09. 2024

극장던전_7층2

'전지적 독자 시점' 독후 소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좌님들 진정 좀 하시구요. 아니 그러니까 설명을 잘 읽으셨어야죠."


[당첨된 성좌들이 비류에게 항의합니다.]


"아니~어디 써있냐뇨 여기 밑에 써있지 않습니까~ 글씨가 작아서 못 본건 성좌님들 탓이고 전 분명 적어두지 않았습니까? 메인 시나리오 진행 기준으로 스킬 발현 시점을 책정한다구요~~"


무슨 일이길래 비류가 왠일로 말도 안더듬고 성좌들에게 말하는 건지 궁금했지만 내 상황이 긴박한지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보상의 방에서 얻은 권총 주머니 속에 있긴 했지만 쓸 수가 없었는데 잘 하면 길들일 수 있는 녀석을 향해 공격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물론 이 녀석은 불사조라 권총을 맞아도 죽진 않겠지만 내 편을 만드려면 불쾌한 일 안 만드는게 좋을 것이다.


불사조가 워낙 빠르기도 했고 집 안이라는 공간 특성상 도망갈 곳도 한정적이였다. 그나마 있는 코인을 조금 털어 체력과 민첩을 각 2레벨 근력을 3레벨 올렸다. 달리는 빠르기와 체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근력 있어야 달릴수 있는건데 근이 낮몸에 부담이 오는걸 느꼈었기에 근력레벨도 올렸다.


마침 내가 들어갈만한 옷장이 있기에 새로 발현한 스킬도 확인할겸 옷장안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오랫만에 나의 '특정창'을 확인해보았다. 금방 도착한 불사조 녀석이 옷장을 부리로 찍고 발톱으로 잡고 흔들었기에 많은 시간이 허락될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내 '특성창'을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인물정보>

이름 : 정경은

나이 : 28

배후성 : 없음

전용특성 :  설득 전문가(일반),■■■(희귀)

전용스킬 : [몰입 Lv3.] [상상력 Lv3.][애니멀커넥터 Lv2.][???]

성흔 : 없음

종합능력치 : [체력 Lv 8.]  [민첩 Lv 9.] [근력  Lv 5.]

종합평가 : 코인투자에 성공하며 예상보다 종합능력치가 크게 상승한 화신입니다. 새로운 특성과 스킬의 발현으로 앞으로의 성장을 지켜볼만한 화신이 되었습니다.


평소 동물을 좋아하긴 해도 '애니멀커넥터'스킬이라니 좀 의외였다. 다행인건 지금 상황에쓸만한 스킬이 생긴 것 같았다.


그나저나 전용특성의 표시가 이상하다? 분명 새로 생긴 전용특성은 '또 다른 선지자'이다. 그런데 ■■■라니? '전독시'소설에서는 성좌들이 미리 알아서 안되는 미래 정보나 혹은 김독자가 알면 안되는 정보들이 저렇게 ■표시된 기억이 있는데..왠지 뭔가 좀 찝찝했지만 우선 '희귀'라고 적혀진 전용특성에 안심하기로 했다.


오랫만에 열어본 특성창을 보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것도 그럴것이 스킬이 조만간 두자리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독시'에서도 스킬이 두자리가 되었을 때 차이에 대한 표현들이 기에 곧 느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합평가'역시 내 성장에 따라 내용이 업데이트되는 것 같은게 기분이 좋았다.


나저나 이걸 어쩐다..내가 들어온 장농이 조만간 앞으로 넘어질 것 같았다. 계속 불사조에 의해 쿵쾅거리고 흔들리는 옷장 속에서 내 '특성창'을 읽느라 살짝 어지럽고 멀미도 났다. 옷장이 이대로 바닥으로 어지면 옷장문이 바닥에 막히며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힐 것이다. 그렇게되면 저 녀석의 강한 부리로 옷장을 금방 깨어버리겠지. 그럼 대응할 새도 없 저 녀석에게 당하게 될 텐데..  젠장.. 순간을 피할 생각에 뒷 일을 미리 대비해두지 못했다.


[몰입(沒入)스킬 효과 시간이 만료 되었습니다. 스킬이 해제됩니다.]


응??? 아 맞다... 내 스킬은 제한시간이 있는데.. 그나마 김솔이 몇 개의 영화 시나리오의 결말을 빠 바꾸는 덕에 이 영화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였다. 그 메세지가 떠오름과 동시에 내가 들어가있던 옷장이 앞으로 넘어졌고 그 순간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스킬이 해제된것 오히려 다행인 순간이였다.


불사조에서 쫓기던 중이였으니 잠시 뒤 소설 속으로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았다. 부서진 옷장안에 내가 없으면 불사조도 방송보는 성좌들도 다 당황하겠지??


현실로 돌아온 시간이 10분정도 지났을 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같은 부분을 여러번 읽었을 때 효능이 있기도 했고 극장던전중에 나온지라 소설 속 극장던전의 이야기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몰입(沒入)스킬이 발현합니다.]

[몰입(沒入)스킬에 다독(多讀)효과가 더해집니다.]


'역시 그렇지!'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몰입(沒入)스킬의 레벨이 올라갑니다. 몰입(沒入)Lv4.]


'오호~스킬 레벨도 올네? 이제 최소한 스킬 종료 3분전에는 알려주겠군. 물론 방금같은 상황에는 스킬이 바로 종료되는게 더 좋았긴 했지만..'


언제부터였을까...소설 안에서 있는 시간이 오래될 수록 내 정신은 이미 소설 속의 한 존재가 되어있었다. 내가 읽는건 김독자의 이야기였지만 이제 책 뒤의 이야기보다 내가 소설속에 들어갔을때 벌어질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그렇기에 또 책을 훨씬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래야 몰입스킬이 발현해서 소설 속에 들어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몰입 스킬 레벨이 LV4.로 오르자 내 주변이 CG를 입힌 듯 서서히 변하고 있었다. 배경들이 온전히 소설 안의 상황으로 바뀌고 나서 보니 나는 불사조를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옷장안이 아닌 그 영화의 포스터앞에 서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포스터 이미 찢겨져 있었.그 말은 이 영화를 클리어 했다는 뜻인데..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어~~경은씨~~??"
"어? 저 언니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니 언제 저기 있었지??"
나를 찾고 있었던 듯한 팀원들이 저 멀리서 달려오고 있었다.
"어.. 어떻게 된거에요?"
팀원들은 자기들이 묻고 싶었던 질문을 내가 하자 다들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서로 먼저 대답해주길 기다리듯 서로 멍청한표정으로 잠시 바라본채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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