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층은 김독자 일행처럼 반전영화였는데 오래된 영화여도 우리 셋은 한번쯤은 봤던 영화였다. 다만 스무살인 김솔만 처음 보는 영화였는데,
"이 영화 뭔데? 알아야 영화 결말을 바꾸지."
"어 이거 반전영화인데 저 주인공이 사실은..."
성좌들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알기 싫어했으므로 김솔에게만 살짝 귓속말로 알려주엇다.
영화의 스포일러를 들은 김솔이 영화에 들어가자 말자 주인공에게 "당신 사실 죽었어. 당신이 귀신이야."라고 말해버리면서 극장주인이 '그럭저럭 만족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해당 영화를 클리어해버렸다. 해당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이 죽은 귀신의 상태라는걸 한참후에나 알게 되는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해당 영화에서 얻은 아이템은 독특한 것 이였는데,
[스킬북 : 죽은 자의 이야기]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년은 귀신을 보기도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죽은 자의 이야기'라는 특이한 스킬북이였다.
"이거 이미 죽은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게 있으면 그 사람의 이야기 혹은 정보같은걸 읽을 수 있네."
오히려 현실에서나 도움될것같은 스킬북이였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범인을 잡아야한다든지하는..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당장은 알 수 없었지만 아이템은 아이템이니 챙겨야했다. 해당 스킬북은 조성인이 맡기로하고 다음층으로 이동했다.
정성우는 다음 층으로 이동하며 김솔에게 "행동 하시기 전에 미리 얘기라도 먼저.."하고 한번더 주의를 주었다. 어쨌든 두번이나 힘들지 않게 영화를 클리어 했기에 팀원들은 크게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비류의 방송을 보고 있던 성좌들 이였다.
[대부분 성좌들이 지루해 합니다.]
[성좌 이생소자(耳生小者)가 졸기시작합니다.]
[몇몇의 성좌들이 채널을 돌릴까 고민을 합니다.]
여튼 '유희 찾기'성좌들이 아직 주를 이루어서 이상한 성좌들이 많은데 이생소자(耳生小子)라..귀에 사는 작은 성좌? 왠지 어렸을 때들었던 유머속 주인공이 떠오르는 성좌였다. 그래도 채널을 보는 성좌들이 다양해지긴 했다는건데..이제는 그런 성좌들이보기재미있는 장면을보여줘야할때이다.
그런 걱정을 알기라도 한 듯 7층의 영화 역시 만만치 않았는데,
"뭐 이건 결말을 어떻게 바꾸라는 걸까요?"
아름다운 두 자매 앞에 새엄마가 나타난 이후로 집 안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일을 담은 공포영화. 이 영화는 공포영화이기도 하면서 반전이 있는 영화였는데 김솔도 이번에는 성좌들 반응 때문이라도 주인공에게 가서 사실을 알려주는 식으로 클리어하지는 않을것 같았다.그나저나 차라리 괴물이나 좀비가 나오는건 싸워 보기라도 하지 이건 뭐...
[해당 층의 상영이 시작됩니다.]
극장던전이 내 고민을 기다려줄리가 없었고 그렇게 우리넷는 영화광선을 맞고 영화속으로 들어갔다. 역시 팀원들이 영화 속 주인 공이 되었는데 김솔과 내가 각각 언니 동생 역이였고 조성인이 아빠, 정성우는 여장 스킬 때문인지 새엄마역이 되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그녀가 정성우임을 알지 못했지만 다른 팀원들을 알아볼 수 있었기도 했고 정성우가 바로 자신임을 밝혔기에 알수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싸울 대상이 없어더 난감해진 팀원들이였다. 이래서야 보상의 방에서 얻은 아이템들도 당장 무슨 소용인가 말인가.
"이 영화 말이야~아까 그 스킬북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앞에서 받았던 '스킬북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들며 김솔이 말했다. 그런데 저걸 잘못쓰면 너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텐데...
"그걸 쓰면 일단 조건이 '죽은자'여야하는거 아닐까요?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괜찮을까요?"
[대부분의 성좌들이 스포일러를 싫어합니다.]
"역시..안될듯 합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죠."
성좌들이 메세지를 보내오기도 했고 안그래도 방송이 재미도 없는데 스포일러까지 하면 성좌들이 정말 채널을 떠나버릴지도 모를일이였다.성좌들이 이런반응이면 비류가 영 난처해하고 있겠는데...
"어쨌든 영화 결말을 바꾸면 되잖아요. 성좌들이 보기에 재미있으면 되고 그렇죠?"
정성우가 팀원들을 격려하듯 말했다.
"경은씨 그거 한번 써 볼까요?"
"네~?"
"그 동물 가방요."
아이템을 얻고도 6층에서는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7층에 올라온 상황이였다.
"첫 영화 때 영화 장르를 바꾸면서 결말도 바꾸셨다는 얘기들었습니다. 그걸로 영화 장르가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원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되지 않을까요?"
배후성으로 인해 조성인과 두텁게 지내는지라 이미 많은 이야기를 나눈듯 첫번째 영화를 어떻게 클리어했는지도 이미 들은 모양이였다.
솔직히 정성우가 말하는 아이템은 동물들과친화력을 올려야그들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분명 통제불능일 것이다. 하지만 성좌들은 그것을 더 재미있어 하겠지. 그리고 어짜피 언젠가는 가방을 열어야 할 것이고 지금이 그 행동이 유용한 상황이라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마침 영화의 주 배경이 집안이기 때문에 동물들이 움직일 수 있는 동선도 한정적이고.
정성우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듯 팀원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크게 숨을 한번 쉬고는 바닥에 가방을 내려놓은 뒤서서히 가방을 열었다. 아직 안에 어떤 동물들이 들어있을지 모르니 긴장되기도 했다. 그나마 조성인의 배후성이 곰이고 정성우의 배후성은 멧돼지니 친화력이 금방 생기려나 하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가방을 바닥에 완전히 펼쳐지쟈 각종 동물들이 쏟아져나왔다.
[성좌 이생소자(耳生小子) 잠에서 깹니다.]
[채널을 나가려던 성좌들이잠시더 머물기로 합니다.]
다행히 지루해하던 성좌들의 반응이 오기 시작했으니 불행 중 다행이랄까.
코뿔소를 닮은 듯한 외형에 양쪽에 뿔이 달린 녀석은 뭐에 꽂혔는지 몰라도 조성인 뒤를 따라 갔고 멧돼지를 닮았는데 온몸이 초록 갑옷으로 덮여있는 녀석은 동족을 알아본건지 정성우 뒤를 따라갔다. 거대한 거미 한마리는 김솔 뒤를 따라갔는데 다들 날 따라오지 않은게 다행인 비쥬얼의 녀석들이였다.
나를 따라온건 해당 영화를 본 뒤 가장 인상깊이 기억에 남아있던 녀석이였다. 새의 형상을 한 그 녀석은 나를 향해 날아왔는데 워낙 크기도 했고 긴 목는 쭉 내밀고 긴 꼬리는 휘두르며 날아오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다리가 후들거렸다.그 외에도 두더지를 닮은 녀석 나무늘보를 닮은 녀석 나뭇잎을 닮은 녀석 등등 여러 동물들이 상자에서 쏟아져 나왔지만 이 네 녀석의 비쥬얼이 워낙 어마어마해서 다른 애들에게 돌린 시선도 없었다.
[새로운 스킬이 활성화 됩니다.]
그 순간 내 눈 앞에 뜬 메세지. 안그래도 스킬이 2개밖에 활성화 되지 않아 힘들었던 참이였다. 시나리오는 점점 어려워질텐데 계속 2가지 스킬만 가지고 시나리오를 해낼 수도 없고 이제 팀으로 움직이게 된 만큼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지금 상황에 도움되는 스킬이였으면 좋겠는데...하지만 쏟아져 나온 동물들 때문에 내 스킬 같은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나마 마음속으로 이왕이면 이길영과 신유승이 가지고 있던 '다종교감'같은 스킬이 발현되길 바랄 뿐이였다.
[몇몇 성좌가 당첨 코인을 요구합니다.]
성좌들은 새로운 스킬이 발현된것을 확인하고는 당첨 코인을 요구하고 있었다.코인 복권에많은 성좌들이 코인을 넣었기에 분명 당첨된 성좌가 있을 것이다.
"성좌님들 진정 좀 하시구요." 이제야 방송이 다시 재미있어지니 모습을 들어내는지 공중에서 비류가 나타났다. 무슨 일인지 성좌들의 아우성이 들려왔다. 여기도 정신 없는데 저기도 저기 나름 정신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하지만 내가 지금 비류 일에 신경 쓸 처지가 아닌지라 귀만 열어둔채 나를 따라 나라오는 그 녀석을 피해 전속력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