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우연이라도 다시 만나는 상상은 아주 여러번 해왔었어
하지만 진짜 만날일은 없을꺼라고 생각했지
그건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니까
사람에게는 보이진 않지만 인연의 실이라는게 있데
끊어진 인연은 그게 끊어져 버려서
만나려고 애를 써도 만나지지 않는 다는 거야
우리는 필시 실이 끊어진 인연일꺼라 생각했어
15년이나 됐더라고
널 가슴 깊숙히 숨겨두고 아주 가끔씩 꺼내어 그리워했던게
그렇게 긴 시간을 그리워 했기에
혹시..끊어진 인연이 실이 다시 연결이라도 된걸까...?
아니면 본래부터 돌아돌아 다시 만날 인연이였던 걸까
수 없이 너를 우연히라도 다시 만나는 상상을 할때면
사실 내가 그리워 하는게 네가 아닐까봐 두려울때도 있었어
혹시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던
그때의 나를 그리워하는건 아닐까...
막상 너를 보면 알아볼 수는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더라구
혹시나 못 알아본다면 나의 그리움이 우스워질 것만 같았어
그런데 우리는 어둠이 내려서
멀리서는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도
단번에 서로를 알아보았어
목소리마져도 기억하는 그대로였지
15년이란 시간을 지나 만났는데 언제나 만났던 것처럼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어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한자리에 앉아 몇시간이나 대화를 했으니 말이야
난 10년의 결혼생활이 끝나고 나서야 알았거든
사실 난 '편한사람'을 만나 결혼해서 같이 살았어야했다고
눈치보고 비위맞추며 상대의 기분에 따라
같이 동요되야하는 삶을 살다보니
네 생각이 참 많이 났던것 같애
넌 원래 옆에 있는 사람을 잘 맞춰주는 성격이였고
같이 있으면 무척 편했으니 말이야
20대의 나는 그게 소중하다는걸 잘 몰랐어
긴장이 곧 사랑이라고 잘못알고 있을만한 나이였잖아
이제서야 내가 평생 옆에 두어야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걸 깨달았을 때
어쩌면 네가 그런 사람이였을지도 모르겠다고
긴 시간을 그리워 했던 내 앞에
떡 하니 네가 나타났으니 . .
너를 이렇게 다시 만나려고
최근 그 짧은시간동안
그렇게 힘든일을 한꺼번에 겪었던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아??
돌아 돌아 만나는 인연이 있다는데
꼭 누군가를 거쳐야만 이루어지는 인연이 있다는데
같이 있을때 편안함을 느끼는게 진짜 내 사람이라는데
그게 너와 나의 이야기면..안되는 걸까?
'희망고문''이라는 표현이 그녀에게 맞을지 모르겠다
사실 '현실' 가능성은 아주 낮다는걸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이혼하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미래를 모른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에 자신을 걸기엔
그녀는 너무 '도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이란건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전환점일 것이다
'시작'부터 어긋나는 것도 잘못되는 것도 결코 원하지 않은 그녀였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줄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긴 세월을 지났을 때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직접 느낀 그녀아닌가
처음엔 어쩌면 그가 새로운 인생의 '시작점'일 수도 있을꺼라 생각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가 끝내야할 '마지막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